해병특검, 오동운 13시간·이종호 11시간30분 만에 조사 종료

오동운, 직무유기 혐의 피의자 조사…"정상 수사" 혐의 부인
이종호 '구명 로비 의혹' 참고인…"임성근 만난 적도 없어"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일 송창진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2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 은폐 의혹에 연루된 오동운 공수처장과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오 처장을 직무 유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착수했다.

오 처장은 오후 8시부터 조서 열람에 착수해 오후 10시 20분쯤 퇴실했다. 이후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대기하던 차를 타고 귀가했다.

오 처장은 지난해 8월 공수처 소속 고(故) 채상병 순직 사건 관련해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된 송 전 부장검사 사건을 대검찰청에 1년 가까이 통보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법 25조 1항에 따르면 공수처장은 소속 검사의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관련 자료와 함께 이를 대검에 통보해야 한다.

오 처장은 특검 출석길에 '직무 유기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정상적인 수사 활동 과정의 일"이었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특검팀은 오 처장이 송 전 부장검사를 감싸주기 위해 대검에 해당 고발 사건 통보를 미룬 것에 나아가 은폐까지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앞서 송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7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이 전 대표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밝혀 같은 해 8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위증) 혐의로 고발됐다.

특검팀은 이날 오 처장을 상대로 지난해 법사위로부터 고발된 송 전 부장검사의 국회 위증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를 대검에 통보하지 않은 경위, 송 전 부장검사에게 죄가 없다는 등의 수사보고서를 보고받을 당시 상황 등을 캐물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11.1/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구명 로비 의혹' 관련해 이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약 11시간 30분간 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대표는 오후 9시 11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와 '조사를 마치고 한 말씀만 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휴대전화 파손을 두고) 증거인멸이라고 하는데 압수수색 때 돌려받은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두 달이 넘었는데 아직 포렌식 결과도 안 나왔다, 정확하게 확인해달라"며 "압수수색당한 휴대전화를 돌려받고 버린 것인데 어떻게 증거인멸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임 전 사단장과 술자리를 가진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에 "(임 전 사단장을)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다"며 "박 모 배우가 왜 그렇게 허위 진술을 했는지 한번 조사해 보시라, 내가 안 만난 사람인데 누구하고 술자리를 하느냐.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명로비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대표 등이 포함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참여자들이 임 전 사단장 구명을 위해 로비에 나섰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배우 박성웅 씨 등 다수 참고인으로부터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이 과거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취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특검팀은 이날 오후 2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도피 의혹' 사건 관련해 송 전 부장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7시간 넘게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