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우크라이나 재건' MOU에 '재건' 없었다" 증언 (종합2보)
양용호 협회장 , 삼부토건 재판서 "추상적 협력 정도 문구"
"검수 프로세스 마련했지만 안 알려…체결사실 전혀 몰라"
-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장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재판에 출석해 삼부토건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업무협약(MOU)에 재건 사업 내용은 없었다고 법정 증언했다.
또 기업들의 MOU 체결을 이용한 주가 부양 시도를 우려해 검수 절차를 마련했지만, 삼부토건이 이를 무시하고 개별적으로 MOU를 체결, 이 사실을 귀국 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
양 협회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 심리로 열린 이일준 전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 이기훈 전 부회장의 첫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
양 협회장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었고,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재건 사업을) 바로 진행하기엔(무리가 있었다)"며 재건 사업을 추진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이미 포럼 전 삼부토건이 MOU를 활용해 허위 보도자룔 내 인위적으로 주가 부양을 할 수 있을 것을 우려했다고도 했다.
양 협회장은 기업들이 현지에서 MOU를 체결할 경우 협회가 검수를 해 체결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는데, 삼부토건이 개별적으로 MOU를 체결하는 바람에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했다.
MOU 체결 사실은 포럼을 마치고 귀국한 뒤인 2023년 5월 31일에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증언했다.
이날 오전에 증인으로 나선 이양구 전 주우크라이나 한국대사는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기 이전인 2022년 말부터 기획했다고 증언했다.
포럼의 전반적인 기획 업무를 담당했었던 이 전 대사는 지난 7월 한 언론 보도에선 포럼을 계획한 것은 원 장관을 만난 2023년 3월5일 이후라고 말한 바 있다.
특검은 해당 포럼이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삼부토건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된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사는 "폴란드 포럼 기획을 한 것은 원 장관을 만난 뒤가 아니다"라며 "포럼 기획은 2022년 11월부터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관을 처음 볼 때는) 포럼에 참여하라, 말라 분위기가 아니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요성과 대한민국의 대응 중요성을 원론 차원에서 말했고, 이후 장관과 보좌관 몇 사람 만나서 포럼과 관련해 말씀드렸다"고 했다.
다만 원 장관 참석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독일 출장이 예정돼 있던 원 장관의 일정을 고려, 참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날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사는 지난 7월 JTBC 보도에서 "원 장관님하고 정확히 본 거는 2023년 3월 5일이야. (폴란드) 현지 포럼 계획한 거는 이제 원 장관님을 만나고 나서"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대사는 삼부토건이 포럼에 참석한 사실은 알지 못했고, 삼부토건이 업무협약(MOU) 스탠더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추후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장을 통해 들었다고 했다.
또 2022년 6월께 황우여 당시 우크라이나지원공동대책위원회 이사장으로부터 삼부토건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다만 정치적인 맥락에서가 아닌, 기업들이 MOU를 활용해 주가 조작할 수 있다는 통상적인 차원에서 주의를 준 것이라고 했다.
양용호 유라시아경제인협회장도 원 장관의 참석을 전제로 행사를 기획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양 회장은 "원래 행사를 폴란드 크라쿠프와 바르샤바 두 군데서 개최하려고 했는데 크라쿠프 대학교와 행사비 부담 문제로 그쪽 행사가 취소돼 바르샤바 행사가 커진 것"이라며 "크라쿠프에 주요 행사장이 있었고, (원 장관이 못 온다고 했어도) 아쉽지만 크라쿠프에서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4월20일경까진 크라쿠프에서 하는 것으로 했지만, (크라쿠프) 대학 쪽에서 틀어져 바르샤바에서 하게 됐고, 그래서 원 장관이 오는 게 구체화 됐다"고 덧붙였다.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 이후 삼부토건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 해당 포럼은 유라시아경제인협회라는 비영리단체가 열었는데, 원 장관도 참석했다.
이 포럼에 삼부토건도 참석해 우크라이나 재건과 관련된 MOU를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상승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같은 해 7월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하면서 삼부토건의 주가는 최고가를 기록했는데, 1000원대였던 주가가 5500원까지 급등했다.
삼부토건 이 회장과 이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 이 전 부회장 등이 이 과정에서 369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이날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ho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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