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가방 교환하며 영상통화…걸걸한 목소리, 김건희 여사 비슷"

샤넬 전 직원 "유경옥, 상급자로 보이는 여성과 통화…화면은 못 봐"
명태균 "미래한국연구소 실질 운영 안 해…영업만 도와준 것"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최지우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샤넬코리아 전 직원은 유경옥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김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과 영상통화를 하며 샤넬 가방을 교환해 갔다고 증언했다.

같은 날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는 여론조사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 "영업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22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유경옥 전 대통령실 비서관이 2022년 4월 샤넬 가방을 다른 가방과 구두로 교환하러 왔을 당시 유 전 비서관을 응대했던 샤넬코리아 전 직원 A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김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인정한 바 있다.

A 씨는 당시 유 행정관이 가방을 교환하러 와 누군가의 의견을 구하는 영상통화를 여러 차례 했다고 진술했다.

A 씨는 "특정 인물과 계속 통화하는 걸 보니 본인 제품 교환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며 "(유 전 행정관이)존댓말을 해 통화 상대방이 상급자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여성 목소리였고, 목소리가 걸걸한 느낌"이었다면서 퇴근 후 유튜브에서 찾아본 영상에 나오는 김 여사의 목소리와 비슷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다만 휴대전화를 통해 영상통화 화면이나 이름을 보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공천개입 의혹을 받는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통일교 뇌물·공천 개입 등 혐의 3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오후에는 명 씨와 명 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소장이었던 김태열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는 당시 '여론조사 방법은 강혜경(명태균 게이트 최초 제보자)이 임의적·독자적으로 하지 않고 명 씨의 지시에 따랐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김 씨는 연구소에서 의뢰하거나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으며, "명 씨가 강 씨에게 전달을 빨리하라 했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어 증인으로 출석한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자신이 운영한 것이 아니라며 "영업을 도와줬을 뿐"이라고 증언했다.

명 씨는 '증인이 운영하던 '시사경남'이 있던 자리에 인적·물적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며 미래한국연구소가 새로 설립됐나"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그러나 이어 "미래한국연구소는 자신과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명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이 연구소 법인을 새로 만들었고, 이를 인수한 것이 김 전 소장이며, 김 전 소장이 강혜경 씨를 데려왔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을 도운 이유에 대해 명 씨는 "못 받은 돈이 있어서"라며 "안정될 때까지 도와주면 자기는(김 전 의원) 그것을 통해 내 부채를 갚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 씨는 이날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전달한 여론조사는 81건이 아닌 14건이며, 그중 10건은 공표였다"며 "왜 사기를 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조사 내용을 보낸 이유는 "나는 관심 있고 지지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선거 기획 전문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접근했냐"는 질문에 명 씨는 "접근한 게 아니라 날 찾아왔다"며 "돈 10원을 안 받았는데 브로커라느니 뭐니"라고 말했다.

이날 명 씨가 흥분해 수차례 목소리를 높이면서, 재판부가 잠시 휴정을 명하기도 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