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특검, '구명로비' 이종호·'이종섭 범인도피' 이원모 줄소환

'멋쟁해병' 단톡방 멤버 이종호,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참고인 조사
이원모 인사비서관, 외교부에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절차 준비 지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12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하고 있다. 2025.10.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12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소환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0분쯤 교도관들과 함께 서초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며 '김건희 여사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을 부탁한 적 있느냐', '한강공원에서 휴대전화는 왜 부쉈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킨 채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 전 대표 등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구성원들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위해 로비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단체대화방에는 대통령경호처 출신 송호종 씨, 사업가 최택용 씨, 경찰 최 모 씨 등이 참여하고 있었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와의 친분을 활용해 임 전 사단장이 처벌받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계좌를 관리해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불린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이 전 대표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8월에는 이 전 대표가 한강 변 쓰레기통에서 휴대전화를 파손해 폐기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5.10.1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와 함께 특검팀은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이날 오전 9시 54분쯤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한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로 내정했느냐', '이 전 장관의 인사 검증 자료를 검토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범인도피 혐의를 받는 이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정부 초대 인사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2023년 12월 7일 외교부에 이 전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절차 준비를 시작하라는 지시를 전달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 대통령실·법무부·외교부·국가안보실 인사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순직해병 수사외압 의혹 수사가 본격화하자 핵심 인물인 이 전 장관을 도피시키기 위해 주호주대사에 임명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8월 이 전 비서관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고, 지난 1일 이 전 비서관을 소환 조사했다.

한편, 이 전 비서관의 부인 신 모 씨도 자신이 대표로 있는 자생바이오에서 90억 원대 자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신 씨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할 당시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인물이기도 하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