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윤석열 정조준하는 3대 특검, 尹 반발 넘을 수 있을까
30일 외환 혐의 2차 소환조사 예정…김건희·해병특검도 시기 저울질
尹 "유치하기 짝이 없어" 특검 수사 비판…재판 후 건강 악화도 장애물
- 정재민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각종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소환 일정을 논의하는 등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엔 일절 불응한 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데다 건강 상태도 악화해 실제 소환 조사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오는 30일 오전 10시까지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나와 평양 무인기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의 지난 24일 1차 소환 조사 통보에도 불출석 사유서 제출 없이 불응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서울구치소 담당자에게 구두로 불출석 의사를 전달했고, 변호인단은 '건강·일신상의 이유'를 들었지만 불출석 사유서 미제출에 대해선 "이유 없다"고 밝혔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은 언론을 통해 특검이 요구하면 구치소 방문 조사에 응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주말에 조사를 희망한다고 밝혔지만 특검팀은 불출석 사유서 등 공식적인 요청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역시 김 여사에 이어 한학재 총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 통일교 의혹의 핵심 피의자들을 줄줄이 구속한 만큼 윤 전 대통령도 사정권에 들어왔다는 평이다.
각종 청탁 의혹을 받는 김 여사는 공직자가 아닌 공직자 배우자 신분이어서 뇌물 혐의 적용을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관계 입증이 관건이다.
다만 김건희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속옷 차림' 저항 등 논란이 일었던 만큼 대면조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VIP(윤 전 대통령) 격노설',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5차 조사를 예고하는 등 윤 전 대통령의 출석 일정을 고려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 첫 공판기일과 보석 심문기일에 두 달여 만에 모습을 드러내 특검 수사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구속 이후에 1.8평 방 안에서 서바이브(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면서 "6~7시간 조사를 하고 조서를 읽는 데 7시간이 걸렸다. 조서 자체가 질문도 이상하고 대답도 이상해서 일일이 고쳤다. 그래도 제가 검찰 출신인데 진술을 거부하는 게 맞지 않는다 싶어서 했는데, 앞으로는 진술을 거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신이 수사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로 들며 "박 전 대통령 때는 이렇게 검사 120명씩 한 게 아니라 공소사실을 좁혀서 했다"며 "200명 검사가 오만 가지를 갖고 기소하는데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다. 재판을 알아서 진행하고 차라리 처벌을 받고 싶은 심정"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도 재판 이후 악화했다는 게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설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재판에 출석했을 당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과는 다르게 살이 많이 빠지고 흰머리도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공지를 통해 "재판 출석 이후 현기증과 구토 증세가 이어져 재판 출석 등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세 종류의 당뇨약을 복용 중으로 실명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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