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대행 "논의 없는 檢 폐지 현실 참담…의견 적극 제출"

폐지 확정 후 검사·수사관에 첫 서신…"면목 없고 죄송"
"향후 논의서 구성원 의견 듣고 개진…수사관 우려 적극 대응"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김기성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29일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검찰청이) 폐지되는 현실에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매우 참담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입장을 전했다.

78년 만에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지난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사흘 만에 구성원들에게 밝힌 첫 입장이다.

노 대행은 이날 오전 검사와 수사관 등 직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검찰 제도 개편과 관련해 그간 대검에서는 헌법상 명시된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는 점,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시 수사기관 난립으로 인한 혼란과 비효율 가중 및 형사사법시스템 구축 비용 과다 등 불필요한 예산 소모의 심각성, 통제받지 않는 권력의 비대화 등을 강조하며 대응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검찰 구성원들이 느꼈을 당혹감, 허탈감, 억울함과 우려를 떠올리면 여러분께 면목이 없고 죄송하기 그지없다"고 했다.

노 대행은 "검찰은 제헌헌법 제정 시 헌법에 명시된 이래 직접수사와 공소제기뿐만 아니라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통제, 형집행, 피해자 지원, 범죄수익환수 등 법질서를 확립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공익적 역할에 대한 자부심이 검찰을 지탱하는 큰 힘이 돼 그간 구성원들의 현실과 노력으로 우리 사회의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켜 왔다"고 강조했다.

노 대행은 특히 "어떠한 변화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익의 대표자로서 국민의 권리를 지키고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검찰 본연의 역할은 변해서도 안 되고 변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검찰의 사명을 잊지 말고 본연의 역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국민의 믿음을 얻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나아가 "대검에서는 향후 진행될 논의 과정에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불편을 느끼지 않는 방향으로 형사사법절차 시스템이 설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출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의견과 지혜를 충실히 듣고 개진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수청 신설에 따른 수사관들의 신분 변동 등 우려에 대해서는 "국무총리실 산하에 구성되는 범정부 검찰개혁추진단에서 중수청의 기능, 직제, 인력 충원, 처우 등에 대해 논의 예정인 바, 일선의 의견을 바탕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