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그림 수수' 김건희 첫 조사, 4시간 반 만에 종료(종합)

김건희, 오후 2시 30분 귀가…실제 조사시간 1시간 50분
특검, 그림 대가성 여부 정조준…金, 진술거부권 행사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눈을 감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윤미 남해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의 고가 그림 수수 의혹에 대한 첫 소환조사를 4시간 반 만에 종료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피의자로 소환해 오후 2시 10분까지 조사를 진행했다. 휴식과 점심시간을 제외한 순 조사 시간은 1시간 50분이다.

이후 김 여사는 조서 열람을 마치고 오후 2시 30분에 퇴실했다. 이날 오전 9시 49분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특검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한 지 약 4시간 반 만이다.

김 여사는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1억 원대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을 건네받은 대가로 22대 총선 공천 및 국가정보원 인사에 영향을 줬다는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그림을 대가로 김 전 검사의 공천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여사가 평소 박서보, 윤형근 화백의 그림을 좋아하는지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는 이날 조사에서 대부분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그림을 직접 받았다거나 관저로 가져다 놓은 적이 있느냐는 특검팀 질문에 "관저로 갖다 놓은 적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에게 공천 등을 청탁할 목적으로 2023년 1월 해당 그림을 현금 구매해 김 여사 친오빠 김진우 씨에게 건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지난 18일 구속됐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박 화백 등의 그림을 좋아한다는 김 여사의 취향을 파악하고 유사한 스타일의 이 화백 그림을 구매해 줬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 전 검사는 '그림을 구입해 전달해 줬을 뿐 청탁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경남 창원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문자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이 됐다.

당시 해당 지역구 의원이던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는 김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 전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총선 공천 과정에서 탈락(컷오프)했으나 넉 달 뒤인 같은 해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을 발판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뇌물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조사에 착수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그림이 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으로 하여금 총선 공천과 국정원 인사에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정범, 김 여사를 공범으로 적용해 수사 중이다.

이날 김 여사에 대한 조사를 바탕으로 향후 윤 전 대통령을 소환해 전반적인 청탁 과정을 캐물을 것으로 관측된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