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의혹' 한학자·정원주 구속심사 출석…'묵묵부답' 일관(종합)

권성동에 1억 정치자금 전달…김건희 목걸이·가방 선물 공모 혐의
한학자 구속심사 2시간30분 넘게 진행 중…정원주 심사 30분 연기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등에게 금품을 전달하고 이권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2/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유수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청탁 의혹을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당시 비서실장이 22일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각각 법원에 출석했다.

한 총재는 이날 낮 12시 53분쯤 서울중앙지법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도착했다. 차량에서 부축받으며 내린 한 총재는 휠체어를 탄 채 법원 안으로 들어왔다. 법원에서 대기하던 통일교 신도들은 한 총재 등장에 "총재님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함성을 질렀다.

한 총재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이 아니라 세뱃돈과 넥타이를 줬다고 진술했나',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1억 원과 샤넬백 전달을 인정했는데 어떻게 보나', ' 윤 전 본부장의 개인 일탈이라고 보나', '건강 문제 호소할 건가' 등 취재진 질문에 눈을 감고 일절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정재욱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정치자금법·청탁금지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어 한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낸 정원주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4시부터 예정돼 있었으나, 한 총재의 영장 심사가 길어지면서 30분 연기됐다.

정 부원장은 오후 3시 54분쯤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부원장 역시 '권 의원에게 얼마 줬나', '권 의원에게 돈 전달한 것과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 전달한 것 한 총재에게 보고했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선 팀장급 검사를 포함해 8명이 심문에 참여했다. 특검팀은 A4 420쪽 분량의 의견서와 220여 쪽에 달하는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은 오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총재는 20대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하며 통일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혐의를 받는다.

또 같은 해 4~7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수천만 원 목걸이와 명품 가방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가 적용됐다.

아울러 김 여사에게 건넬 목걸이와 가방 등을 교단 자금으로 구매한 혐의와 2022년 10월 자신의 원정 도박 의혹에 관한 경찰 수사에 대비해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이 밖에 2023년 3월 권 의원을 당 대표로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 약 12만 명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켜 전당대회에 개입한 의혹도 있다. 그러나 구속영장에는 관련 혐의가 적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특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하다 공범으로 지목된 권 의원이 구속되자 지난 17일 자진 출석했다. 다만 특검 조사에서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