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통일교 총재, 오늘 특검 자진 출석…김건희·권성동 의혹 정조준

한학자, 오전 10시 특검 출석 예고…세차례 특검 소환 통보 거절
현안청탁·국힘 선거개입·원정도박 등 의혹 산적…혐의 전면 부인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제공) 2017.5.14/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7일 통일교 관련 의혹의 정점인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이날 한 총재가 출석한다면 통일교 의혹 관련해 현재까지 확보한 진술과 물증을 토대로 전방위적인 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한 총재가 통일교 관련 의혹의 '윗선'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이날 조사에서 의혹의 실타래가 풀릴지 주목된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할 계획이다.

한 총재는 그간 건강상 이유를 들어 지난 8일과 11일, 15일 세 차례 특검의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그러다 특검팀이 최근 체포영장 청구 가능성을 내비치자, 전날(16일) 언론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 특검에 출석해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검팀은 세 번째 소환 요구 이후 추가 통보를 하지 않았지만, 한 총재가 자진해 출석한다면 필요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만약 (한 총재 측이) 조사받으러 자진 출석한다고 할 경우 저희가 필요한 조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조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 총재는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 측을 접촉, 고가의 선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한때 통일교의 2인자로 불리며 교단 현안 청탁을 직접 실행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은 '모두 한 총재의 승인이 있었다'는 취지로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총 8000만 원대 금품을 제공하고,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이날 오후 4시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의 행위를 '개인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통일교는 윤 전 본부장을 출교 조치한 상태다.

김건희 특검 수사관들이 지난 7월18일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 강릉 지역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2025.7.18/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한 총재는 또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한 의혹도 받는다. 특정 인사를 당대표로 선출하고자 신도들을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으로 대거 가입시켰다는 내용이다.

당초 권 의원을 당대표로 밀려고 했으나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원 대상을 김기현 의원으로 변경, 김 의원은 해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당선됐다.

또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전후 권성동·윤한홍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5명에게 쪼개기 방식으로 법정 최고 한도까지 후원한 의혹도 있다.

후원자들은 대부분 통일교 내 지구장, 교구장 등 지역 책임자급 직책을 맡았던 인사들로 알려졌다.

한 총재는 정치권 청탁 의혹 외에 해외 원정 도박 수사 무마 의혹도 있다. 통일교 간부들과 함께 2008~2011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600억 원 상당의 도박을 한 혐의다.

당초 춘천경찰서는 2022년 6월 이 같은 정보를 입수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지만, 본격 수사로 나아가지 못했다. 이를 두고 통일교 측이 경찰 수사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무마 로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에 경찰 수사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가평·서울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지난 7월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 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는 모습. 2025.7.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을 시작으로 통일교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에 대한 강제수사와 소환조사를 최소 한 차례 이상 진행했다. 윤 전 본부장 외에도 전 씨와 김 여사를 구속기소하고, 권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상태다. 현재 남은 건 한 총재 조사뿐이다.

한 총재는 자신의 의혹에 대해 전부 부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총재가 이날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어권 행사에 나설 지 주목된다.

한 총재 측은 최근 특수통 출신들로 변호인단 구성을 마쳤다. 다만 한 총재가 건강상 문제를 호소하고 있어 조사에 적극 응할지는 미지수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를 진행하고 한 총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