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체포 하루 만에 구속영장 청구

지난 7월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도주…55일 만에 검거
가족 아닌 조력자 8명도 수사 중…"엄중 처벌" 예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으로 지목된 후 도주한 이기훈 부회장을 태운 호송차가 11일 오전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5.9.1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1일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공지를 통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이날 오후 7시 42분쯤 피의자 이기훈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지난 7월 1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사전 설명 없이 불출석하고 도주해 55일 만인 전날(10일) 오후 6시 14분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통신 및 계좌거래내역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수십 명의 주변인 탐문, 폐쇄회로(CC)TV 동선 분석 등 추적 수사 끝에 이 부회장이 목포 옥암동의 빌라촌 밀집 지역에서 은거 중인 사실을 파악하고 전날(10일) 체포한 뒤 서울로 호송했다.

이 부회장은 도주 후 서울이 아닌 경기도 가평, 목포, 울진, 충남, 하동 등 펜션을 전전하며 도피를 계속하다가 8월 초부터 목포 소재 원룸 형태 빌라에 단기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머물러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과 형사기동대는 빌라를 특정하고 대기하다가 이 전 부회장이 택배를 찾으러 나온 순간을 포착해 체포했다. 체포 당시 그는 휴대전화 5대, 데이터에그 8대, 데이 터전용 유심 7개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체포된 이 부회장을 특검 사무실로 데려와 오후 11시30분쯤 신원확인 등 인치 절차를 마치고 경기 의왕 소재 서울구치소에 구금했다. 이날 오전부터 이 전 부회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이 전 부회장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도피 생활을 도운 주요 조력자 8명을 특정해 출국금지 조치하고 이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피의자 본인이나 도주한 피의자를 숨겨준 친족이나 가족은 별도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다만 제3자가 도주를 도와준 경우 범인은닉죄가 성립된다. 조력자들은 이 부회장과 가족관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도피를 도운 자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부회장의 공범인 삼부토건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는 지난달 1일 구속기소 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정진)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같은 달 26일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해 혐의를 부인했다.

또 다른 공범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은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