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대 이우환 그림 가짜?' '김상민은 그림값 전달책?'…의혹 일파만파

김상민 첫 피의자 조사…"그림 내거 아냐, 김진우가 준 현금 전달만"
감정 결과 진·가품 엇갈려 그림값 파악 난항…김진우 추가 소환 예고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9.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우환 화백의 그림 상납 의혹' 수사에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여사가 공천·인사 청탁 명목으로 김상민 전 검사로부터 받았다는 이 화백의 그림이 가품 논란에 휩싸이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김 전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오후 9시 30분까지 고강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날 조사는 앞서 김 전 검사의 주거지 등에 대해 두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한 이후 처음이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1월 이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를 1억 2000만 원에 현금 구매해 김 여사 오빠 김진우 씨에게 건넨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김 씨로부터 그림을 전달받은 대가로 김 전 검사의 지난해 22대 총선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해당 그림은 오빠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김 전 검사는 조서열람을 마치고 오후 11시 15분쯤 특검 사무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특검에서 궁금해하는 부분들을 상세히 소명했다"며 "논란이 된 그림은 제가 소유했던 그림이 아니고 김 씨 요청으로 중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사에서도 '김 씨에게 현금을 받은 뒤 그대로 전달만 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고 김 씨로부터 받은 자금이란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매한 그림이 위작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서는 "위작 여부가 밝혀지는 바람에 지금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며 "제가 강력하게 업체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중계했는데 위작이라는 게 밝혀져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림 구매 경위에 대해서는 "그림을 팔려고 하는 업체 측에서 신분이 보장된 구매자를 원했다"며 "김 씨 측에서 김 여사 일가가 그림을 산다는 정보가 새 나가면 가격이 최소 두세 배 뛸 수 있다는 것 때문에 특별히 신분을 숨기고 사달라고 부탁했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공직자 할인을 요구한 적 있느냐' '구매 대행자와 무슨 관계인가' '차량 대여비 대납 의혹에 대해 어떻게 소명했나' 등 추가 질문에 김 전 검사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대납 의혹은 김 전 검사가 총선 당시 지인으로부터 선거에 쓸 카니발 차량 임대비용 4000여만 원을 대납받았다는 내용이다. 지인은 이른바 '코인왕 존버킴' 박 모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의 그림 구매 비용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그림은 2022년 6월 대만의 한 경매에서 300만 원에 시작돼 3000만 원에 낙찰됐으며 이후 인사동 화랑으로 건너와 세 사람을 거쳐 김 전 검사가 1억 20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그림 거래 과정에서 사업가 강 모 씨와 접촉한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주 강 씨를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강 씨가 대신 그림을 구매해 김 전 검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다만 강 씨는 김 전 검사의 요청을 받고 판매자와 연결해 준 것일 뿐, 그림 대금은 받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 화백 그림에 대한 감정 결과가 엇갈리면서 특검팀은 명확한 그림 가격을 파악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 감정 결과 각각 위작과 진품 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림 가격은 뇌물 공여자와 뇌물 수수자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그림을 전달받은 김 씨가 해당 그림이 위작일 가능성을 알고 있었는지 등도 추가 조사하기 위해 김 씨에게 오는 11일 오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를 통보했다. 이에 김 씨는 당초 출석 의사를 밝혔으나, 변호인 사정으로 출석이 어렵다고 조사 전날인 이날 불출석을 예고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