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대표" '통일교 비례 공천'…특검, 건진-윤영호 문자 다량 확보

통일교, 전당대회 개입·비례대표 공천 거래 등 정황 속속
특검, 배후 김건희 의심…金 "그게 가능하냐" 혐의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DB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023년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통일교가 김기현 의원의 당대표 선출을 지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통일교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정황이 담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2월 초 전당대회를 한 달쯤 앞두고 전 씨는 윤 전 본부장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조수진·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말했고 윤 씨는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과 전 씨가 2023년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특정 후보 당선을 위해 통일교 교인을 집단 입당시켰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며 배후에는 김 여사가 있으리라고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과 전 씨는 당초 '윤핵관' 권성동 의원을 당대표로 밀려고 했으나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원 대상을 김 의원으로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해당 전당대회에서 김 의원은 당대표에 조수진·장예찬 의원은 각각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앞서 특검팀이 입수한 두 사람의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이 전 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이냐", "전당대회에 어느 정도 규모가 필요한가" 취지로 묻은 말에 전 씨가 "윤심은 변함없이 권"이라며 권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가평·서울 본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18일 오전 서울 용산구 통일교 서울 본부 로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 사진이 걸려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특정 당대표 후보자 지원을 대가로 통일교 인사를 총선 비례대표로 공천받게 해달라는 취지로 전 씨에게 거듭 연락한 문자메시지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자메시지는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11월 전 씨에게 "여사님이 작년 이맘때 당대표 선거 지원 관련해서 약속하신 것은 유효하냐", "통일교가 대통령 당선을 도와주면 보답하겠다고 하지 않았냐"고 말하자 전 씨가 "인물을 추천해 주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내용이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등을 청탁하면서 김 여사를 캄보디아로 데려가려 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2023년 12월 초 전 씨에게 "내년 1월 캄보디아에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했고 전 씨가 "여사님이 총선 전엔 해외 금지령을 내렸다"고 답하자 "신임 수상과 관계도 트고 좋은 자리니 한 번 더 여쭤보라"는 취지로 거듭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전 씨가 윤 전 본부장과 나눈 문자메시지 내용을 김 여사에게 보고하고 김 여사가 이후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닌지 들여다보고 있다.

이에 전날 김 여사에게 이러한 문자메시지들을 제시하며 추궁하자 김 여사는 "그게 가능합니까"라고 반문하며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 측은 해당 문자메시지는 윤 전 본부장과 전 씨의 일방적인 대화 내용일 뿐이며 자신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