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직전 '교회 급습' 언급 트럼프…특검 수사 이례적 거론

순직해병 특검, 지난달 순복음교회 압수수색…이영훈 목사 등 대상
임성근 전 사단장, 개신교계 통해 구명 로비 진행 의혹…당사자 부인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 2020.9.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 개최 직전 한국 정부가 교회를 급습했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이례적으로 타국 수사 상황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2시간여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그런 곳에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정상회담 전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관련 질문에 나오자 "최근 며칠간 교회에 대한 한국 정부의 아주 사악한 급습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교회 압수수색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설명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이 "국회가 임명하는 특검에 의해 사실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오해라고 확신한다"며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로 해석된다.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자택과 사무실, 백명규 해군 군종목사(소령)를 압수수색 했다.

특검 수사 대상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에 개신교 인사들이 연루된 정황을 수사하는 차원이다. 임 전 사단장 부부는 모두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다.

구명 로비 의혹은 2023년 7월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이후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가 재조사 과정에서 제외됐다는 게 골자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구명 로비를 해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이 개신교계 주변 인물을 통해 대통령 또는 대통령실 주변 인물로 구명 로비가 진행된 것으로 의심한다.

순직 해병 사건의 초동 수사 기록에 대한 이첩 보류 지시가 내려온 7월 31일 임 전 사단장이 백 목사와 통화했다는 점도 주요 근거 중 하나다.

특검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김 목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교계 멘토로 꼽힌다. 취임 후인 2022년 7월, 11월 대통령실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 목사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대표총회장으로 군선교위원회를 통해 임 전 사단장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선교위원회는 2022년 10월 해병대 1사단을 위문 방문했는데 당시 지휘관은 임 전 사단장이었다.

그러나 이 목사는 임 전 사단장과 전화로 안부 인사만 주고받았으며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한다. 특검 압수수색을 두고도 변호인 조력을 받지 못해 "명백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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