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부 무속 논란' 사실이었나…특검 수사로 드러난 정황들
풍수전문가-김건희 13차례 통화…관저 후보지 방문 의혹 재점화
건진법사·명태균·천공 등 각종 의혹마다 등장하는 무속·역술인들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윤석열 정부 초기 때부터 풍문으로 돌았던 윤 전 대통령 부부의 무속·역술 논란이 최근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수사 과정에서 재점화되고 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의 각종 의혹에는 무속·역술인이 얽혀있다. 명태균 씨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특검팀의 정식 명칭 '김건희와 명태균·건진법사 관련 국정농단 및 불법 선거 개입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에도 등장할 정도다.
명 씨는 기업인이자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며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무속적인 조언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2024년 11월 공개한 명 씨의 공천개입 의혹 녹취록에 따르면 그는 2022년 3월 대선 직후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청와대에 들어가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보여진다.
녹취록에서 명 씨는 지인에게 "어휴 내가 뭐라 하데?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청와대)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말했다.
또한 청와대 뒷산 풍수지리가 좋지 않다는 취지로 "내가 이랬잖아 그 청와대 뒷산에 백악산(북악산)은 좌로 대가리가 꺾여 있고 북한산은 오른쪽으로 꺾여 있다니까"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또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캄보디아 순방 때 김 여사에게 '꿈자리가 안 좋다'며 앙코르와트 방문 변경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김 여사는 당시 앙코르와트 방문을 취소하고 심장질환 소년의 집을 방문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전 씨는 일명 건진법사로 유사조계종 일광조계종 소속의 승려이나 서울 강남구 소재 법당을 차리고 무속 활동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의 고문,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 네트워크본부 상임고문으로도 활동했다.
특검팀은 명 씨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 공천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사건에 김 여사가 공모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전 씨의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관련해서는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공범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전 씨를 통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고가의 선물들을 받고 교단 현안에 영향력을 끼쳤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최근 윤 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특혜 의혹 수사 과정에서 풍수전문가가 개입했다는 정황을 파악하고 관저 이전 과정에서 풍수가 등 비공식 라인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의 폭을 넓히고 있다.
김 여사는 2023년 7~9월 풍수 전문가 백재권 씨와 13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씨는 풍수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고 유명 정치인을 동물에 비유한 '동물 관상학'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러다 2023년 7월 관저 후보지였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초 윤 전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무속인 천공이 공관 등 관저 후보자를 둘러봤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경찰 폐쇄회로(CC)TV 등 확인 결과 천공 아닌 백 씨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여사와 백 씨의 통화는 이 같은 경찰 수사가 알려진 2023년 7월 직후 집중돼 총 13차례 4시간 26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두 번을 제외하고 전부 발신자로 가장 긴 통화 시간은 1시간 35분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부부 무속 논란은 정권 이전부터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10월 1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당시 TV토론회에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자를 적고 나와 논란이 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지지자 분이 격려차 적어준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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