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구속심사 출석…침묵 지키며 90도 인사(종합)

사저 앞 지지자들 태극기·성조기 들고 응원…영장 심사 곧 시작
공천개입·주가조작 등 혐의…도주·증거인멸 우려 등 공방 전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08.12 사진공동취재단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박혜연 이세현 유수연 기자 = 김건희 여사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부터 김 여사에 대한 자본시장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를 받는 김 여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김 여사는 이날 오전 9시 27분쯤 검은 치마 정장 차림으로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지난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첫 소환조사에 출석할 당시에도 갖고 왔던 'HOPE(희망)'라는 문구가 적힌 검은색 토트백을 손에 들었다. 신발 역시 소환조사 당시 신었던 것과 동일한 제품으로 추정되는 구두였다.

김 여사는 "말씀하셨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의 의미가 무엇이냐", "명품 선물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한 게 맞느냐", "김건희 엑셀 파일을 본 적 있느냐", "명품 시계를 왜 사달라고 했나" 등 취재진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법정 출입구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법정으로 향했다.

이날 김 여사의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맞은편 인도에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지지자 10여 명이 모여 "김건희 여사님 힘내세요"를 외쳤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피의자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시세조종에 가담했다'며 김 여사를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적시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 공모해 얻은 부당이익 액수를 8억1100여만 원으로 특정했다.

청구서에는 김 여사가 '공천개입 의혹 사건의 공범'이라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특검은 김 여사가 2022년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 모 씨 등으로부터 통일교 현안 관련 부탁을 받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명품 가방 등을 받았다는 '건진법사 의혹'과 관련해선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527쪽 분량의 구속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후 276쪽 분량의 추가 의견서도 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나토 목걸이 의혹'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서희건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 상자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8.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이날 심사에는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참석해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자신의 혐의를 일체 부인하는 점 △수사기관에 비협조적이었던 점 등을 '증거 인멸 우려'의 근거로 제시하면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병원에 입원할 경우 수사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도주 우려'도 구속 사유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여사 측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각종 의혹과 관련해 부인하는 취지와 증거 인멸 등의 우려가 없다는 점을 제대로 소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여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 측 요청에 따라 영장 심사가 끝난 후 김 여사의 구금 및 유치 장소를 서울구치소에서 남부구치소로 변경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구금돼 있는 만큼 만약 법원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헌정사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