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특검 출석해 前영부인 첫 포토라인 선다…입장 표명 주목

도이치·건진법사 등 수사 대상 의혹 16개…"추가소환 가능성"
특검팀, 확보 진술·증거로 집중 추궁…조사방식 신경전 예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공동취재) 2025.6.3/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김건희 여사가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에 출석한다. 전직 영부인이 특검에 공개소환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의 출석은 지난 6월 12일 임명된 특검이 7월 2일 수사를 개시한 지 35일 만이다.

김 여사가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윤석열 전 대통령처럼 말없이 지나칠지, 포토라인에 서서 직접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공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그간 자신에 대한 의혹을 수사했던 검찰의 소환에 불응해 왔던 김 여사는 이번 특검 조사에는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김 여사가 이날 출석한다면 전직 영부인 최초로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된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2004년 전두환 전 대통령 배우자 이순자 여사,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 모두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뒤늦게 언론 보도를 통해 조사 사실이 알려졌었다.

이 여사는 2004년 5월 대통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권 여사는 2009년 4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대검 중수부 대신 주거지(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가까운 부산지검에 나가 조사를 받았다.

김 여사도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12시간 동안 한 차례 대면 조사를 받았으나 이 역시 비공개 조사였다. 조사 역시 검찰청사도 아닌 대통령 경호처 건물에서 이뤄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무엇보다 관심은 김 여사가 특검에 출석하면서 포토라인에 서서 직접 입장이나 메시지를 낼지 여부다. 김 여사는 지금까지는 변호인을 통해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취지만 전해 왔었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과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윤 전 대통령은 그간 법원 출석길과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소환조사 때마다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지나쳐 왔다.

다만, 김 여사 측이 특검 조사를 앞두고 "건강이 좋지 않지만 아는 대로, 기억나는 대로 성실히 진술할 것", "진술거부권 행사는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등의 입장을 밝히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김 여사가 포토라인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특검팀은 김 여사 출석을 앞두고 특검법상 수사대상인 16개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의혹 핵심 인물들을 연이어 소환하며 막바지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 개입'(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선거법 위반), '건진법사 청탁'(알선수재), '고가 목걸이 재산 신고 누락'(공직자윤리법 위반), '대선 경선 허위 사실 공표'(선거법 위반) 의혹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삼부토건 주가조작, 양평고속도로 노선변경,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등도 수사 대상 의혹에 올라있다.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주가조작 선수 민 모 씨, 주포 김 모 씨 등을 소환 조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의 주식계좌 관리인이었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를 지난 5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이권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구속해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던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 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최근 모두 특검 조사를 받았다.

특검의 인지 사건인 이른바 '집사게이트'와 관련해선 최근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등 대기업 및 금융·투자사 경영진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그간 확보한 증거들과 주요 피의자 진술을 기반으로 김 여사에게 질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이 방대한 만큼 추가 소환조사 가능성이 높다. 앞서 문홍주 특별검사보도 김 여사 조사와 관련해 "하루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 과정에선 조사 방식을 둘러싸고 특검 측과 김 여사 측간 신경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검 소환 조사를 앞두고 김 여사는 건강상 이유를 들어 △혐의별 분리 조사 △조사 일정 간 3~4일 휴식 보장 △오후 6시 이전 조사 종료 등을 요청한 바 있지만, 특검팀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오정희 특검보는 전날(5일) 브리핑에서도 '통상의 절차'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할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여사에 대한 조사는 부장검사들이 할 예정이며, 민 특검은 김 여사와 별도로 조사 전 티타임은 갖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