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학교 교육목적 저작물, 재산권 침해 아냐…보상금 부지급 합헌"

저작권법 위헌법률제정신청 사건…재판관 만장일치 '합헌'
"재산권 침해, 사회적 수인 범위 내…평등 원칙 위반도 아냐"

헌법재판소 모습. 2025.4.17/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학교교육 목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할 경우 출판권자에게 보상금 지급 규정이 없는 저작권법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출판권자에 대해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항을 준용하지 않는 저작권법 62조와 63조의2가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제정신청 사건에서 재판관 7인의 만장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제정신청인 A 사는 일반서적출판 및 교과서출판서적 제조업과 도·소매업을 하는 회사로, 학교교육에 이용된 저작물 3개의 출판권 설정을 갖고 있는 법인이다.

A 사는 저작재산권자에 보상금 등을 징수·분배하는 사단법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를 상대로 해당 3개 저작물에 대한 보상금 지급 청구소송을 제기하면서 출판권자에 보상금 지급을 규정하지 않은 저작권법 관련 조항이 재산권 침해라며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는 "출판권 침해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제3자가 간행물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과 동일성 있는 작품을 '인쇄의 형태로 출판'한 때에 해당해야 하는데, 학교 등에서 출판권자가 발행한 간행물 중 일부의 내용을 발췌해 교육목적으로 이용하는 경우 이는 원작 그대로의 복제·배포권이 핵심인 출판권자의 권리 행사에 곧바로 어떤 장애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교육목적 이용으로 인하여 원 간행물에 대한 수요가 곧바로 대체된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며 "교육과정에서 널리 이용됨으로써 학생 등이 장래 해당 저작물을 구매할 요인이 생겨 출판권자가 간접적인 이익을 누리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에 따라 "출판권자의 이해를 지나치게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이라는 입법취지를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서 재산권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 내에 있다고 할 것"이라고 봤다.

헌재는 또 저작권법이 보상금이 지급되는 경우를 △디지털 형태의 도서를 출력하는 행위 △도서관 간 자료의 전송행위로 한정한 것과 관련해서도 평등 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디지털 형태의 도서 출력은 기존 출판물의 수요가 대체될 위험성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는 반면, 학교교육 목적 저작물 이용의 경우에는 주로 판면 그대로의 간행물을 복제한다기 보다는 내용적인 측면, 정보전달적인 측면에 주목해 간행물의 일부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이용 태양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적시했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