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1.4억 마약 밀수·유통한 일당 2심도 징역형…총책은 도주
텔레그램서 마약류 판매채널 운영…총책·부총책 각 징역 5년
1심 직후 '가족상'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신청…현재 행방불명
- 박혜연 기자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채팅앱(애플리케이션) 텔레그램에서 마약류 판매 채널을 운영하며 1억 4000여만 원 상당의 마약을 판매한 일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 가운데 총책은 1심 판결 직후 가족상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아 석방된 후 복귀하지 않고 도주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고법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총책 윤 모 씨(45)와 부총책 이 모 씨(34)의 항소를 기각하고 각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이들은 2023년 12월쯤 해외 마약류 판매업자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 MDMA(일명 엑스터시) 2000정을 주문하며 그 가운데 일부인 526정(3156만 원 상당)을 국제통상우편을 통해 국내로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월 인천공항세관은 이들이 국내로 들여온 MDMA를 적발, 검찰 수사를 통해 채널 운영진인 윤 씨와 이 씨, 운반·유통책(일명 드라퍼) 신 모 씨와 강 모 씨가 모두 구속기소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MDMA 2000정, 합성대마 약 380mL, LSD 및 케타민 등을 유통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MDMA 1747정, 합성대마 283mL, 필로폰 10.54g, LSD 62장 등 시가 총 1억 4814만 원에 이르는 마약류를 압수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윤 씨는 마약류 밀수 및 유통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한편 해외 마약상을 통해 마약류를 구입하는 역할을, 이 씨는 텔레그램에서 마약류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해외에서 배송된 마약류 우편물을 수취, 소분한 후 드라퍼를 고용해 국내에 판매·유통하는 역할을 맡기로 사전에 계획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윤 씨와 이 씨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윤 씨는 이 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마약 구매자금을 빌려주고 주문해줬을 뿐이라고 주장했고, 이 씨는 윤 씨에게 고용돼 갖가지 심부름을 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폈지만 재판부는 두 사람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은 지난해 8월 13일 두 사람에게 모두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선고 다음날인 8월 14일 윤 씨는 변호인을 통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가족상을 당했다는 이유였다.
이틀 뒤 검찰의 석방 지휘로 풀려난 윤 씨는 복귀하지 않았다. 2심은 결국 윤 씨가 불출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윤 씨와 이 씨는 또 다른 마약류 수입 사건으로 추가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윤 씨가 이 재판에도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윤 씨의 소재 파악을 위해 경찰청에 소재탐지촉탁서를 보낸 상태다.
한편 이들이 고용했던 드라퍼 강 씨는 1심과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hy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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