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건진법사 청탁' 통일교 전 간부 구속영장(종합)

목걸이·가방 동원 현안 청탁,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개입 의혹도
'의혹 배후에 윗선' 진술에 특검팀 통일교 윗선 수사 확대

김건희 특검팀이 18일 건진법사 청탁 의혹 관련 경기 가평군 설악면 소재 통일교 본부를 압수수색한 가운데 신도들이 본부 입구에서 예배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양희문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한때 '통일교 이인자'로 불린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25일 오후 공지를 통해 "금일 윤 전 본부장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업무상 횡령,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 전 본부장은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2022년 4~6월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백 2개, 2022년 6~8월 6000만 원대의 영국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천수삼 농축차 등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청탁한 내용은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 사업(ODA) 지원 △YTN 인수 △대통령 취임식 초청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교육부 장관 통일교 행사 참석 등 5가지다.

특검은 이에 더해 윤 전 본부장이나 통일교 측이 추천한 인사의 비례대표 당선을 약속받고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켰다는 혐의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전 씨가 윤 전 본부장에게 "비례는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여사님이 신경 쓰겠다고 했다"고 언급한 정황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통일교와의 관계도 수사 중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권 의원에게 500만 원의 후원금을 기부했고, 권 의원은 같은 해 6월 윤 전 본부장이 설립한 재단의 행사에 참석해 축사한 적이 있다.

권 의원은 전 씨와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전 씨와 윤 전 본부장이 나눈 문자메시지에는 두 사람이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본부장은 물품과 청탁을 건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근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건진법사 청탁 의혹 배후에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교단 윗선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검찰 조사에서도 '청탁 명목으로 건넨 금품 등은 모두 한 총재의 뜻에 따랐고 결재를 받은 사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사는 통일교 윗선으로 확대됐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한 총재의 지시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독대하고 김 여사에게 선물을 보내며 통일교 현안을 전달했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통일교 자금으로 김 여사에게 건넬 수천만원대 선물을 구입했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통일교 간부들의 원정 도박 혐의 사건도 넘겨받은 상태다. 한 총재 등이 2008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도박으로 거액을 잃은 명세와 한 총재 비서실장이던 정원주 천무원(통일교 최상위 행정조직) 부원장, 북미대륙 회장 등 카지노 이용 기록 등을 넘겨받았다.

통일교 측은 윤 전 본부장을 출교 조치하고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