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상민이 전화해 '단전·단수' 협조 지시"…내란특검, 진술 확보

특검, 소방청장 진술 확보해 '혐의 다지기'…25일 오전 이 전 장관 불러 조사
이 전 장관, 앞서 尹탄핵심판서 "쪽지 보고 특이사항 점검차 전화" 해명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7.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2·3 비상계엄 당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소방청장에게 특정 언론사의 단전·단수와 관련해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25일 오전 이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해당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특검팀은 앞서 23일 허석곤 소방청장을 불러 조사하면서 "비상계엄 정국 당시 이 전 장관이 전화해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요청이 있으면 협조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허 청장을 소환해 장시간 조사하면서 이 전 장관의 혐의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허 청장은 이 전 장관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를 직접 지시받은 인물로 지목돼 그간 관련 의혹을 해소할 '키맨'으로 분류돼 왔다.

이 전 장관은 앞서 계엄 당일 밤인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1시 37분쯤 허 청장에게 전화해 단전·단수 관련 지시 사항을 전달한 뒤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처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단전·단수 대상 언론사는 한겨레신문·경향신문·MBC·JTBC, 여론조사 꽃 등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허 청장에게 전화했으며, 해당 지시 사항은 허 청장에서 이 모 소방청 차장을 거쳐 황 모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18일과 22일 황 전 본부장과 이 차장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특검팀은 이들을 조사하면서 "이 전 장관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당시) 허 청장이 '이 전 장관으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소방청에서 언론사를 단전·단수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으며 그것은 이 전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이해했다"는 취지의 진술이다.

다만 이 전 장관은 앞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단전·단수가 적힌 쪽지를 멀리서 보고 특이사항 점검을 위해 소방청장에게 전화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수사기관 조사에서도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 조사를 마지막으로 단전·단수 지시 의혹의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법리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이 전 장관의 행위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죄에 해당하는지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