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환 헌재소장 후보자 "사법의 정치화 우려 늘 의식할 것"

국회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회
"진보나 보수 아닌 기본권 기초…외부 사정 흔들리지 않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김상환 전 대법관을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59·사법연수원 20기)가 "우리 사회에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음을 늘 의식하고 조언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장 후보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헌법재판소가 '헌법 질서 수호'라는 주권자의 명령을 더욱 잘 받들기 위해서는 겸허한 자기 성찰과 끊임없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소는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권한 행사를 위임받았고, 국민의 신뢰 없이 헌법재판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부당한 외부 사정에 흔들림 없이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국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소에 파견되어 헌법 연구관으로 근무한 4년은 두고두고 마음에 새길 교훈을 얻은 시간이었다"며 "헌법을 기준으로 다양한 관점에서 법률의 정당성 여부를 연구·검토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헌법재판관님들의 깊이 있는 논의와 판단을 지켜보면서, 관념 속에만 자리 잡고 있었던 '헌법의 최고 규범성'을 깊이 실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헌법에 따라 서로 관할을 달리하며 기능적으로 분리되어 있지만, 헌법의 의미와 가치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재판 권한을 행사한다는 점은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헌법재판소장의 직책을 맡게 된다면, 헌법의 정신이 국민의 삶 모든 곳에서 온전히 실현되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과 저의 재판 및 사법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헌법재판소가 제 역할을 더욱 충실히 해나가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변화하는 사회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보수나 진보라는 이념의 틀이 아니라 '기본권 보장과 헌법 가치의 실현'이라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에 기초해 헌법을 이해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1994년 임관 후 약 30년 동안 재판 업무를 수행한 정통 법관이다. 2002년·2008년 2회에 걸쳐 4년간 헌법재판소 연구관으로 근무하고, 2004년부터 2년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다.

지난해 12월 대법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김 후보자는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를 지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