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측정 거부한 채 시속 165㎞ 질주하다 택시 '쾅'…택시기사 사망

20대, 술 취한 채 과속운전하다 택시 들이받아…징역 4년·벌금 100만원
法 "도주 중 돌이킬 수 없는 결과…죄책 매우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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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형준 기자 = 서울 도심에서 술에 취한 채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시속 165㎞가 넘는 속력으로 차를 몰다 한 택시 운전자를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은 지난달 26일 특정법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26)에게 징역 4년 및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3월 10일 오전 2시 58분쯤 서울 중랑구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음주 측정 명령을 하는 순찰차를 따돌리고 시속 약 165㎞ 속력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0.145%였으며 해당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50㎞였다.

주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채 과속 운전하던 A 씨는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다 차선을 변경하던 피해자 B 씨의 택시 후면을 들이받았다.

택시는 우측 대각선으로 밀려나면서 보도에 설치된 철 기둥과 컨테이너 건조물에 부딪혀 불이 났다.

이어 택시는 우측 건물 외벽을 들이받았으며 결국 사고로 택시 운전자 B 씨는 사망했다.

재판부는 "경찰관의 정차 요구를 무시하고 도주한 바 만일 피고인이 정차 요구에 따랐더라면 이 사건과 같은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최고속도 시속 168㎞로 과속해 도주하던 중 사고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유족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공탁금 수령도 거부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사고로 발생한 화재로 인한 피해 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매우 무겁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를 위해 5000만 원을 공탁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 점, 피고인이 운행한 차량이 자동차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어 일부나마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초범인 점 등 여러 사정을 모두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j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