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시장정비사업조합장, 뇌물죄에선 공무원으로 봐야"

건설업자들로부터 수천만 원 뇌물 받은 혐의로 기소
"도시정비법 준용안돼" 주장했지만…대법 "공무원 의제조항 준용"

대법원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시장정비사업조합 임원도 뇌물죄 적용 시 공무원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시장정비사업의 실질이 재개발사업과 동일하므로, 도시정비법상 공무원 의제 조항도 준용할 수 있다는 취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6000만 원을 선고하고, 1894만 원의 추징을 명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B 씨에게는 징역 4년 및 벌금 6000만 원, 추징금 1894만 원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은 시장정비사업이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사업과 실질이 동일하다는 점을 고려해, 전통시장법에서 특별히 규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한 도시정비법의 재개발사업에 관한 규정을 시장정비사업의 관련 사항에 원칙적·포괄적으로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도시정비법 제134조는 조합의 임원을 형법상 뇌물죄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으로 의제하고 있다"며 "전통시장법에 시장정비사업조합의 임원을 공무원으로 의제한다는 내용의 명시적 규정은 없으나, 도시정비법의 공무원 의제 조항은 재개발사업을 비롯한 정비사업을 시행하는 조합 임원의 법적 지위를 정한 것으로써 재개발사업에 관한 규정으로 볼 수 있고, 시장정비사업조합의 임원에 대해 도시정비법상 공무원 의제 조항을 준용하는 것이 그 성질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 A가 시장정비사업조합의 조합장으로서 뇌물죄 적용에 있어 공무원으로 의제된다고 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죄형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부산의 한 시장정비사업조합 조합장 A 씨는 건축업자들로부터 청탁대가로 수천만 원을 받고, 5000만 원을 무이자로 빌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의 남편 B 씨는 조합의 총무 일을 담당하면서 뇌물수수 범행을 공모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및 벌금 6000만 원을 선고하고 1894만 원의 추징을 명했다. B 씨에게는 징역 4년 및 벌금 6000만 원, 추징금 1894만 원이 선고됐다. 뇌물을 준 건설업자들에게는 각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A 씨는 2심 과정에서 "시장정비사업 조합장에게는 도시정비법상 공무원 의제 규정이 준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