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고 그런사이" 불륜 소문낸 군인…상관명예훼손 유죄 확정

"세명만 있는 자리라 공연성 없어 명예훼손 아냐" 주장했지만
법원 "전파가능성 있고 고의성도 인정돼"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 News1 DB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자신의 상관들에 대해 "그렇고 그런 사이"라며 불륜관계를 암시하는 듯한 말을 부대원들에게 퍼트린 군인에게 상관명예훼손 유죄가 확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상사 A 씨는 2022년 1월 21일 중사 2명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자신의 상관을 지칭하면서 "주임원사와 그렇고 그런 사이다"라고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부대에는 피해자들이 불륜 관계라는 소문이 나 있는 상황이었다.

1심은 "부대원들이 있는 가운데 상관인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확인되지 않은 허위의 사실을 단정지어 말해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군조직의 위계질서와 지휘체계를 문란케 했으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항소심에서 "세 사람만 있는 술자리에서 한 말이기 때문에 공연성이 없으므로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해당 내용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남녀가 불륜 관계에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도 다른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기 쉬운 내용인 데다가, 특히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피해자들의 불륜 관계의 경우 폐쇄적인 군 조직의 특성 등에 비추어 부대원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좋은 소재"라며 "발언 상대방이 피고인의 이 사건 발언까지 보장해 줄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발언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고, 피고인에게 그러한 전파 가능성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 발언의 공연성과 그에 대한 고의를 인정한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항소를 기각했다.

A 씨는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상관명예훼손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