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변론 피고인 얼굴 공개, 위법일까…대법, 27일 최종 결론

조영남 '그림대작' 사건으로 법정 선 매니저
"동영상 게시로 피고인 낙인"…1,2심 "국가 500만원 배상해야"

김명수 대법원장 수사협조에 대법관 반…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법원이 공개 변론 과정에서 피고인의 얼굴을 공개한 것은 위법일까. 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27일 내려진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A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사건의 발단은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代作) 사건이다.

조영남과 공동피고인으로 기소된 A 씨는 2020년 5월 해당 사건의 대법원 공개 변론에 출석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이 문화예술계에 파급을 미칠 수 있고, 대중의 공적 관심 사안이었던 점을 고려해 해당 사건을 공개 변론으로 진행했다.

재판은 인터넷을 통해 대중에게 실시간으로 중계됐고, 법원은 이후 A 씨의 실명 부분만 들리지 않게 처리한 다음 공개 변론 동영상을 대법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A 씨는 "동의 없는 재판중계와 변론 동영상 게시로 형사사건 피고인이라는 낙인과 오명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3100만 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재판중계 자체는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모자이크 등 없이 변론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초상권은 헌법 제10조 제1문에 따라 헌법적으로도 보장되고 있는 권리"라며 "담당 공무원은 A 씨의 얼굴이 노출된 동영상이 초상권 침해 우려가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고, A 씨는 공적 인물도 아닌 점, 모자이크 등 보호조치를 하더라도 시청자의 알권리 보장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에 비춰보면 변론 동영상 게시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면서 국가가 A 씨에게 위자료로 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해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2심에서는 변론 동영상 게시 조치로 인한 A 씨의 초상권 외에도 음성권 침해를 추가로 인정했다. 다만 위자료 액수는 1심과 같은 500만 원으로 정했다.

한편 그림 대작 논란으로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영남과 A 씨는 2020년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