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칼춤' 예고 남성, 파기환송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일베'에 "대림동에서 칼춤" 흉기난동 예고 글 올려 경찰 출동
공소 기각된 협박 혐의도 유죄…법원 "다수 피해자 불안 느껴"
- 노선웅 기자
(서울=뉴스1) 노선웅 기자 =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흉기 난동과 살해 위협을 예고한 남성이 파기환송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다만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며 협박 혐의에 대해 공소 기각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이를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5일 박 모 씨의 위계공무집행방해, 협박 혐의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건 범행으로 다수 피해자가 불안감을 느끼고 경찰력이 낭비된 점 불리한 정상"이라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교통 범죄 외 범죄로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1심을 맡았던 재판부는 위계 공무집행 방해 혐의, 게시물을 보고 최초로 신고한 피해자 A 씨에 대한 협박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120시간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다만 A 씨를 제외하고 게시물을 열람한 다른 피해자는 특정되지 않았다며 협박 혐의 관련 일부 공소사실에 대한 기소를 무효로 보고 기각했다. 해당 혐의의 경우 반의사불벌이 적용되는데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피고인이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심은 이같은 1심 판결은 위법이라며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당시 2심은 "검사는 박 씨의 범행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특수성을 고려해 다소 예시적·추상적으로 피해자를 기재한 것은 불가피하다"며 "그렇다고 해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 대상을 명확히 하는 데 모자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의 불법성은 '묻지 마' 식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현실에서 전통적 협박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무거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경우"라며 "추후 처벌 강화와 반의사불벌 규정 적용 배제 등이 입법적으로 해결될 때까지 실무적 해석을 통한 규율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런 범행에도 피해자가 명시적으로 특정돼야 한다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협박죄는 검사의 업무 과중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다수 피해자가 존재하는데도 확인할 수 있는 일부가 처벌을 불원해 피고인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 씨는 지난해 8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대림동에서 칼춤 추겠다' '지금 출발한다' 등 특정 지역 출신 사람들을 살해하겠다는 흉기 난동 예고 글을 올려 경찰관 9명이 현장에 출동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박 씨는 해당 글에 대림역을 목적지로 설정한 내비게이션 지도와 흉기 사진을 함께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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