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장 犬사육장', 보호소로 탈바꿈 했지만…3년여 만에 철거 위기

계양구 사육장, 뜬장 뜯고 보호소 설치…지자체, 사용 중지 명령
1심 "犬 보호 시급"…2심 "법 위반 명백…'소음·악취' 주민 민원"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이찬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뜬장에서 사육되던 개들을 구조한 뒤 그 자리에 보호소를 설치하고 운영해온 시민단체가 보호소 사용 중지 명령을 내린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달리 2심에서 패소하며 보호소가 철거 위기에 처했다.

1심은 지자체의 보호소 사용중지 명령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지만, 2심은 시민단체의 법 위반이 명백하기 때문에 보호소를 더이상 운영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구회근 배상원 최다은)는 시민단체 'A 목장 개 살리기 시민모임'(시민모임)이 인천 계양구청장을 상대로 "시정명령 등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시민모임은 인천 계양구 소재 개 사육장에서 뜬장에 수용된 채 학대받는 개들을 구조·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시민단체다. 이들은 개 사육장 운영자에게 육견사업 포기를 권하며 위로금을 지급하고 개 입양·보호조치에 협조할 수 있도록 협약을 맺었다.

시민모임과 활동가 B 씨는 2020년 11월 뜬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개들을 치료하거나 돌보고 입양을 보내기 위해 보호소를 설치했다.

그러나 현장을 확인한 계양구 측은 개발제한구역법 위반과 가축분뇨법 위반을 이유로 시민단체에 보호소 사용을 중지하고, 자진 정비를 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개발제한구역에서 무단 토지의 형질변경 등 불법행위가 있었고 가축 배출시설 설치가 금지된 곳에 보호소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시민모임은 지자체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시민모임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며 계양구의 처분에 재량권 일탈 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1심은 "해당 보호소의 설치 형태·범위는 고통스런 사육 시설에서 보호시설로 변형한 것"이라며 "개들을 치료하고 중성화 수술을 했으며 배설물을 하자 없이 처리하는 등 토지 훼손·피해는 크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들에 대한 구조·보호가 시급한 상황에서 시민모임이 달리 취할 수 있었을 방법도 없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2심은 "보호소 설치는 개발제한구역법과 가축분뇨법에 위반되는 것이 명백하다"면서 처분 사유가 인정된다면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2심은 보호소가 동물보호센터에 해당해 가축분뇨법 적용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시민모임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물보호센터 설치에 대해 관계 관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상당한 소음과 분진, 악취 등이 발생하고 있고 많은 주민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시민단체가 특별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동물 보호를 위한 사회적 활동이더라도 법이 정한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들이 모두 입양되거나 적절한 보호 장소가 마련되면 자진 철거할 것이라는 시민모임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보호소의 개 대부분은 도사견으로서 입양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이전이 성사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시민단체 측은 지난 18일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