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상에게서 산 개인정보 '출처 불법' 몰랐다면…대법 "처벌 못해"

텔레마케팅 업체들, 타사 인터넷서비스 가입자 정보 대량구매
판매상 구매 '무죄'…"개인정보 '부정한 방법' 취득 보기 어려워"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개인정보 판매상으로부터 사들인 개인정보의 출처가 불법적이라는 것을 구매자들이 알았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구매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와 C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개인정보 판매상들로부터 개인정보를 받은 부분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형의 집행유예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텔레마케팅 업체 운영자 A 씨는 인터넷서비스 텔레마케팅 영업을 위해 2013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다른 인터넷서비스 가입자 277만 7259명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가입일자 등 개인정보를 사들인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2013년 5월부터 2017년 7~8월까지 알고 지내던 지인과 A 씨로부터 102만 5217명의 개인정보를, C 씨는 2016년 4월부터 2017년 7~9월까지 B 씨와 텔레마케팅 업체 대표로부터 15만 6439명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를 받았다.

2심은 A 씨와 B 씨가 개인정보를 제공한 혐의, 또 B 씨가 A 씨로부터, C 씨가 B 씨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들이 개인정보 판매상들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부분은 무죄라고 봤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개인정보 판매자로부터 대량의 개인정보를 출처 확인 없이 수 차례에 걸쳐 유상으로 매입한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도 "이것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개인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A 씨 등이 사들인 개인정보의 출처나 그 유통 경위를 몰랐다면, 부정한 수단으로 모은 개인정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매입한 개인정보가 그 전 단계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해 취득한 개인정보이거나 그와 같은 방법을 사용해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은 개인정보'임을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 전단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는 행위,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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