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비리' 조국과 정경심의 '침묵', 조민 재판에서 부메랑 됐다

조민, "檢, 기소 고의 지연" 주장했지만 법원 "인정 어려워" 벌금형
"모녀, 혐의 부인하다 진술 거부…曺도 증언 거부해 사실확인 어려웠다"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민 씨가 22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4.3.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입시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33)가 이 사건 공소제기를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조 씨의 유죄를 인정했다.

법원은 검찰의 '뒤늦은' 기소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조 전 장관 가족 모두 혐의를 부인하거나 진술이 서로 달랐기 때문에, 사실관계 판단을 위해 먼저 기소된 조 전 장관 부부의 재판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22일 조 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조 씨 측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주장하며 검사의 공소 제기를 기각해달라고 주장했다. 검찰이 조 씨의 기소를 장기간 미루면서 기소를 빌미로 재판 중인 부모에게 자백을 강요했고, 그러면서 조 씨가 신속하게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검사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피고인의 기소를 지연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조 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입시 비리 공모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공범들의 증언이 중요한데, 일가 모두가 사실을 부인하거나 일부 내용을 다르게 증언해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웠다는 점을 들었다.

재판부는 "고의나 공모 같은 주관적 요소는 자백하지 않는 이상 간접 사실을 증명할 수밖에 없는데, 피고인(조민)과 정 전 교수는 각각 2019년 9월과 10월에 있었던 첫 번째 검찰 조사 당시 모두 공소사실을 부인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진술 내용에도 일부 차이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이어진 검찰 조사에서는 모녀가 모두 진술을 거부하고, 특히 조 전 장관은 정 전 교수의 재판에서도 증언을 거부했다고 적시했다.

지난 2020년 9월 조 전 장관은 정 전 교수 재판에 나와 검찰의 모든 질문에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른다"고만 303번을 반복해 답하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자녀 입시비리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재판부는 또 검찰이 조 씨의 처분을 결정하기 전, 앞서 진행 중인 부모의 재판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조 씨는 지난해 7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며 자백했지만 일부 범죄 사실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검찰로서는 공모자인 부모의 판결로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확정돼야 처분에 대한 판단이 가능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혐의가 더욱 확실한 정 전 교수에 대해 먼저 공소를 제기한 후 이에 대한 정 전 교수의 구체적인 입장, 향후 재판 진행 경과나 수사 경과를 통해 피고인의 고의나 공모 여부, 가담 정도에 관해 판단하고, 앞선 판결을 근거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제기 여부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단 취지의 검사 주장은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씨의 서울대(2013년 6월)·부산대 의전원(2014년 6월) 지원 시기가 오래돼 추가 입증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고, 문서 위조와 허위성 여부를 가리기 위한 다툼이 치열하게 이루어졌다고 판시했다.

조 씨는 조 전 장관, 정 전 교수와 함께 2013~2014년 서울대·부산대 의전원 입학관리과에 허위 작성 입학원서와 자기소개서,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 등을 제출해 평가위원의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