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문건 의혹' 조현천 보석 청구…군인권센터 "도주 가능성 높아"(종합)

조 전 사령관 "절대 도망 안 갈 것"…군인권센터 "도주·증거인멸 가능성"
재판부, 다음 주 조 전 사령관의 보석 허가 여부 결정

조현천 국군기무사령관이 2015년 10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군기무사령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15.10.1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이비슬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64)이 법원에 보석 석방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 전 사령관을 고발한 군인권센터는 "도주와 증거 인멸 가능성이 높다"며 보석 신청 기각 및 계엄 문건 수사 진행을 촉구했다.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보석 승인해주면 절대 도망 안 가"

2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유미 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심문에서 조 전 사령관은 "보석 청구를 승인해주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며 "가정을 지키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받아들여 주기를 건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황색 반소매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선 조 전 사령관은 "국군기무사령관으로 재임하던 시기 부대가 해체됐고 많은 부대원이 인사조치를 당하고 수사와 재판을 받는 등 시련과 고통을 겪었다"며 "제가 져야 할 법적 책임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지겠다"고 말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2월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탄핵 결정을 내릴 것에 대비해 전담부서(TF)를 구성하고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14일 구속기소됐다.

조 전 사령관이 지시한 계엄문건에는 시위대 통제를 위한 부대 동원, 계엄해제 시도 시 국회 해산 건의, 언론 통제, 집회시위 통제 요건 등을 검토하는 구체적 계획이 담겼다.

이 밖에도 조 전 사령관은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개입하고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게 지시한 의혹으로 재판받고 있다.

이날 조 전 사령관 변호인은 구치소를 오가며 의견서를 작성하는데 긴 시간이 걸려 충분한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보석 청구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이 5년 가까운 기간 도주한 사실이 있다"며 "대부분의 증거에 동의하지 않아 증인신문 절차가 필요한데 조직의 특성상 선후배 관계로 엮여있기 때문에 증인 진술을 번복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1일 오전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보석 심리 방청을 마친 뒤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64)이 법원에 보석 석방을 요청했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당시 계엄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 4월14일 구속기소됐다. 재판부는 심리를 거쳐 다음 주 조 전 사령관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2023.6.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군인권센터 "5년이나 도망 다닌 국헌문란 중대 범죄자"

이날 군인권센터는 조 전 사령관에 대한 보석심문이 끝난 직후 서부지법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년이나 도망 다닌 국헌 문란 중대 범죄자를 석방할 수 있냐"며 보석 신청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조현천의 행위는 그 자체로 도주와 증거 인멸의 가능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하고, 범죄 혐의도 넉넉히 인정된다"며 "조현천에 대한 보석은 반드시 기각돼야 한다"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6일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임 소장은 "이번 재판에서 조 전 사령관은 자신의 범죄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이번 사건으로 기무사가 해체됐고, 피해자가 된 것처럼 이야기하는 뻔뻔한 자세를 보였다"며 "재판에서 보석 허락된다면 증인들과 입맞춤 또는 증거 인멸할 것이 자명하게 드러난 진술이었다"고 말했다.

또 검찰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수사가 안 보여 우려된다며 빠른 수사 진행을 촉구했다.

앞서 지난 2018년 군인권센터는 제보를 통해 입수한 계엄 문건을 공개하고,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등을 형법상 내란예비음모죄, 직권남용죄, 군형법상 반란예비음모죄 등으로 고발했다.

재판부는 심리를 거쳐 다음 주 조 전 사령관의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K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