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 오류로 주식 못 팔아"…법원 "증권사가 배상해야"

개인 투자자 "5000만원 배상" 소송 일부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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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개인 투자자가 휴대전화로 주식거래를 하다가 금융회사의 전산오류로 원하는 시점에 매도를 하지 못했다면 금융회사에 과실을 물을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홍은기 판사는 노모씨가 A증권사를 상대로 낸 5228만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A사를 향해 노씨에게 약 1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노씨는 MTS(이동통신기기 주식거래 시스템)를 이용해 주식위탁매매거래를 하는 개인 투자자다.

지난해 8월8일 오후 3시58분부터 9일 오전 7시15분까지 A사의 MTS가 전산장애로 정상 작동을 못하는 바람에 매도하려던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노씨는 A사의 고객센터로 새벽에 한 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노씨는 전산장애 종료 직후인 9일 오전 9시쯤에야 나스닥100 선물과 코스피200 선물 계약 등 총 10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노씨는 전산장애로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지 못해 약 5228만원 상당의 차익금을 얻지 못했다며 A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를 전산장애로 인한 주문 불이행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한도 내로 보았다.

그러면서 △전산장애 당시 원고가 주장하는 시점에 매도의사가 분명히 있었는지 △매도지수가 전산장애 시간대에 실제 체결 가능한 수치였는지 △전산장애 종료 후 매도하는 바람에 낮은 가격에 계약돼 손해를 입었는지 등으로 책임범위를 세분해 판단했다.

법원은 "노씨가 전산장애가 없었더라도 해당 시간대 최고지수에서 매도 주문을 했다는 자료가 없다"며 "노씨가 주장하는 매도지수로 계약이 체결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노씨의 계약체결 의사는 고객센터로 건 전화 한 통밖에 인정할 수 없다"며 "전산장애 시간 중 실제 체결된 거래의 거래량을 반영해 평균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으로 보상액을 산정했다"고 일부 승소 이유를 밝혔다.

kjwowe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