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충동 방지" vs "증오 커져"…법조계 'K-제시카법' 찬반 엇갈려

법무부, 아동 성범죄자 거주 제한 법안 국내 도입 박차…전문가 의견 갈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일 오후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2023년 법무부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3.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신년사에서 밝힌 '제시카법'이 본격 입법 검토에 돌입하자 법조계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2일 법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법무부 측은 "현재 용역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르면 다음 주쯤 정책 수립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용역 연구는 법무부가 지난해 10월 발주한 연구로, 제시카법의 해외 적용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의 특성에 맞게 실사한 내용이다.

미국의 '제시카법'(Jessica's Law)은 12세 미만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는 아동이 활동하는 학교나 공원 주변으로부터 2000피트(약 610m) 이내 거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연쇄 성폭행범 조두순과 박병화가 지난 2020년과 2022년에 각각 출소한 후 학교 인근으로 이사를 시도하자 주민의 불안과 사회적 반발이 커지며 이 법이 본격 논의되기 시작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 "우리나라 환경과 현실에 맞게 획기적 제도를 적극 검토할 때"라며 이 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범죄자들이) 쉽게 사회에 복귀할 수 없도록 법정형 하한을 높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기존 법에도 성범죄자들의 거주지를 기준으로 일정 반경 이상 벗어나는 것에 제한을 둘 수 있는 법인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전자장치부착법) 제9조 2항이 있지만 제시카법은 거주 가능 지역 자체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어린이집, 학교, 학원 등 어린이 보호시설 등 아동이 많은 공간에서 일정 반경 내 주거를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스쿨 교수는 "범죄 충동을 제어하기 어려운 일부에 대해 사회에서 이러한 제한을 하는 데에는 동의한다"며 입법 취지에 공감했다.

김한규 형법 전문 변호사도 "이 법으로 피해자들을 확실히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입법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특정 구역만 제한한다고 해서 전체적인 범죄 발생 비율을 줄일 수는 없다"며 "전과자가 사회에 복귀할 수 없도록 배척되는 상황을 만들면 사회에 대한 증오와 불만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민영 형법 전문 변호사는 법정형 하한을 올리겠다는 방안에 대해 "강제추행 등 죄가 무거운 혐의에도 가벼운 신체접촉이 포함되는 등 양태가 다양해 집행유예로 결론 나는 경우가 많다"며 "범죄 형태가 넓어 일률적으로 하한을 높이기에 무리가 있다"고 봤다.

2021년 여성가족부의 용역 보고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동향 및 추세분석'에 의하면 2020년 관련 재판 최종심에서 선고된 형은 집행 유예가 49.3%로 1위, 징역형이 39.8%로 2위였다.

법무부는 빠르면 이달 내 연구 내용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