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가격보상 받은 지장물 소유자 인도·퇴거의무 모두 있어"

도시개발시행사, 구역 내 지장물 점유한 시민과 소송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토지보상법에 따라 가격 보상이 이뤄진 경우 지장물(공공사업 시행에 방해가 되는 물건) 소유자는 인도 의무와 퇴거 의무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사가 B씨를 상대로 낸 퇴거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2일 밝혔다.

A사는 인천 일대에서 도시개발사업을 하던 중 사업구역 내 컨테이너, 주택, 보일러실(이하 지장물)을 점유한 B씨 등과 협의하다 결렬되자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을 신청했다. 그 결과 토지보상법에 따라 해당 물건의 가격으로 보상금을 산정하는 내용이 재결됐다.

A사는 지장물에 대한 보상금을 공탁하면서 "B씨는 지장물에서 떠나야 한다"며 민사소송을 냈으며 1심은 퇴거 청구를 받아들였다.

항소심에 이르러 A사는 주위적으로 지장물 인도를, 예비적으로 지장물에서의 퇴거를 요청했지만 2심은 인도 청구는 기각하고 1심처럼 퇴거 청구만 받아들였다. 2심은 인도 청구에 대해 "A사가 지장물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가 퇴거할 의무와 함께 A사에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도 있다는 취지로 판단하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도시개발사업 시행자가 지장물을 해당 물건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수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이상 보상만으로 물건의 소유권까지 취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장물 소유자(B씨)가 자신의 비용으로 철거하겠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업시행자는 자신의 비용으로 이를 제거할 수 있고 지장물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의 지장물 제거 행위를 받아들여야 한다.

대법원은 "사업시행자가 지장물을 그 가격으로 보상한 경우 지장물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지장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B씨가 지장물 이전의무(자신의 비용과 책임으로 이전할 의무)는 부담하지 않지만 지장물 인도의무(점유를 이전해 줄 의무)를 부담한다는 설명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지장물 소유자에게 인도의무가 인정된다고 해서 퇴거의무가 배제되는 취지는 아니다"라며 "토지보상법에 따른 물건의 가격 보상이 이뤄진 경우 지장물 소유자 등은 인도 의무와 퇴거 의무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