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통화 유출' 강효상, 1심서 징역6월 집행유예

"5공 때로 돌아간 듯…공권력 이용해 野 의원 탄압" 항소 예정
강효상에 통화 내용 누설한 외교부 공무원은 선고 유예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 혐의를 받는 강효상 전 국회의원(당시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7.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 = 한미 정상간 통화기밀을 유출한 혐의를 받는 강효상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김태균 부장판사는 외교상기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의원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고교·대학 선배인 강 전 의원에게 관련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 전 주미대사관 참사관은 K씨는 선고유예를 선고받았다.

강 전 의원은 2019년 5월9일 미국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하던 K씨와 통화하던 중 외교상 기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에 대한 한미 정상간 통화 내용을 탐지, 수집했다.

그는 같은날 기자회견과 페이스북,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일본을 방문한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는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외교부는 강 의원과 K씨를 검찰에 고발했으며, 외교부는 같은달 30일 K씨를 파면했다.

강 전 의원 측은 재판에서 국익 훼손 의도는 없었으며 외교 상황을 우려해 한 행위라며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소속했던 상임위(당시 환경노동위원회) 의사 일정에 비춰 보면 국회의원 업무 수행 관련 직무와 관련이 있다 보기 어렵다"면서 "페이스북이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한 건 공간적으로도 국회 내가 아니라 면책특권이 적용한다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강 전 의원 측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방일 직후 방한을 협의한다는 사실은 이미 일본 언론을 통해 널리 공표된 사실이라며 기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조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일본 언론 주장은 '방일에 맞춰 방한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는 주관적 추측과 의견에 불과하다"면서 "미국 대통령의 방한 관련 한미정상간의 구체적 논의 내용은 외교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기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강 전 의원이 미국 대통령의 조속한 방한 성사를 강조하기 위한 의도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행위로 특별한 외교적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강 전 의원은 이같은 법원의 판단에 "마치 5공화국 때로 되돌아 간 것처럼 으시시하다"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공권력을 이용해 비판하는 야당 의원과 공무원을 탄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고 후 즉각 재판부를 향해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K씨 측 변호인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선고를 유예한 건 (K씨가) 직을 면할 정도로 (범행이) 심각한 건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항소 여부는 생각해볼 것" 이라고 말했다.

js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