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재안 합의'로 김오수 10개월만에 하차…이어지는 '검찰총장 잔혹사'
임기제 도입 이후 중도하차 총장 15명, 임기 채운 총장 8명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찰개혁 중재안에 여야가 합의하자 김오수 검찰총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작년 6월 취임 후 10개월 만이다.
닷새만에 다시 밝힌 김 총장의 사의가 받아들여지면 1988년 임기제 도입 이후 중도 하차한 열다섯번째 총장이 된다. 이제껏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여덟명에 불과하다. 직전 총장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검수완박 국면, 후배 검사들의 비판 속에서 사의
김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국민과 국회, 여론이 원하지 않는 권력수사는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대검이 "권력형 범죄나 부패범죄 수사는 당연히 수사해야 하지만 공정성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통제를 통해 수사착수 단계부터 수사가 남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일반론적 취지를 설명한 것"이라고 정정했지만 일선 후배 검사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정희도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총장님이 발언하기는 것은 누가 봐도 '민수완박(민주당 수사 완전 박탈)‘에 동조하는 발언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면서 "전국의 평검사, 부장검사들이 총장님을 비롯한 수뇌부에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는 마당에 어떻게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나"고 비판했다.
배문기 인천지검 부장검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발했고 유시동 대구지검 검사도 "일선 검사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받아들일 수도 없기 때문에 공식 설명을 요구한다"고 반발했다.
김 총장이 후배 검사들의 비판 속에 물러나면 임기를 못채우고 떠나는 '검찰총장 잔혹사'가 이어지게 된다.
검찰 독립성을 위해 1988년 12월 총장 2년 임기제가 도입된 이후 임기를 다 채운 총장은 김기춘(22대), 정구영(23대), 김도언(26대), 박순용(29대), 송광수(33대), 정상명(35대), 김진태(40대), 문무일(42대) 등 8명이다.
김 총장 직전 총장인 윤 당선인은 여당과 갈등을 빚다가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이상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면서 취임 1년8개월만인 지난해 3월 사의를 표했다.
◇다양한 중도 사퇴 이유…'권력층과 갈등'이 가장 많아
윤 당선인처럼 25대 박종철 총장(1993년 3~9월)도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두고 대구·경북(TK)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이후 32대 김각영 총장(2002년 11월~2003년 3월)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 이후 검찰 수뇌부에 불신을 나타내자 옷을 벗었다. 34대 김종빈 총장(2005년 4월~2005년 10월)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구속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다 천정배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에 반발해 사퇴했다.
37대 김준규 총장(2009년 8월~2011년 7월)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검찰의 입장과 다르게 수정되자 임기 한 달여를 앞두고 사퇴했다. 39대 채동욱 총장(2013년 4월~2013년 9월)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다 청와대와 마찰을 빚던 중 '혼외자 의혹'에 휩싸여 사퇴했다.
다른 검사들과 갈등을 빚다 물러난 사례도 있다. 38대 한상대 총장(2011년 8월~2012년 11월)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두고 검찰 간부들과 의견 차이를 보이다 '검란' 사태가 발생하자 사퇴했다.
이와 달리 30대 신승남 총장(2001년 5월~2002년 1월)은 동생이 '이용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 수감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검찰을 떠났다.
이 밖에 피의자 사망사건에 책임을 지거나 소임을 다했다는 이유로 사퇴한 총장도 있다. 27대 김기수 총장(1995년 9월~1997년 8월)은 1997년 8월 한보비리 수사 중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구속 수사로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총장직을 내려놨다.
31대 이명재 총장(2002년 1~11월)은 당시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발생한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직했다. 36대 임채진 총장(2007년 11월~2009년 6월)은 '박연차 게이트' 사건으로 수사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41대 김수남 총장(2015년 12월~2017년 5월)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를 마무리하고 문재인 대통령도 취임하자 소임을 마쳤다고 생각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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