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찰처분 대상자, 거주지 변동 때 신고규정 위헌…"사생활 침해"

보안관찰법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 위헌 결정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소원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있다. 2021.6.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교도소 출소 후 거주예정지가 바뀔 때마다 일주일 안에 신고하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규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보안관찰처분은 특정범죄로 3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사람이 다시 그 죄를 지을 우려가 있으니 계속 살펴봐야 한다는 결정을 말한다.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보안관찰법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2023년 6월30일까지 개선입법을 해야 하고,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2023년 7월1일부터 효력을 잃는다.

헌재는 24일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의 교도소 출소 후 주거지 변동이 생길 때마다 7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는 보안관찰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4명의 위헌 의견과 2명의 헌법불합치 의견, 3명의 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A씨는 국가기밀 탐지·수집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7월 징역 5년 및 자격정지 5년을 선고받고 2016년 7월 교도소 복역 후 출소했다.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였던 A씨는 출소 후 과거 신고한 주거지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보안관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해당 조항을 대상으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자 2017년 11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보안관찰법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교도소 출소한 후 이미 신고했던 거주예정지가 바뀔 때마다 변동이 생긴 날로부터 7일 이내에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만일 정당한 이유없이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보안관찰처분을 기다리는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와 이미 보안처분 결정을 받은 '피보안관찰자'가 같은 신고의무 및 처벌규정을 적용받는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판단, 위헌 결정을 내렸다.

피보안관찰자는 2년마다 재범의 위험성을 심사해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데, 재범의 위험성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보안관찰처분 대상자가 정기적 심사 없이 무기한 신고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마치 보안관찰 처분이 있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낸 유남석·이은애 재판관은 "의무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거주예정지 등 정보에 변동이 생길 때마다 신고의무를 부과하는 건 행정청이 대상자의 재범 위험성 판단을 하지 않는 데 따른 부담을 보안관찰처분 대상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상자가 면제결정을 받으면 신고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제조항이 있긴 하지만 위헌성을 치유하기엔 부족하고, 보안관찰처분의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라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 형사처벌의 부담이 있는 신고의무를 지도록 하는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선애·이종석·이영진 재판관은 "간첩, 내란·이적 등 국가적 법익을 침해하는 보안관찰해당범죄는 재범 억제가 특별히 중요하다"며 "재범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관리·억제하기 위해서는 변동사항 신고의무 이행을 확보해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출소 후 기존에 신고한 사항에 변동이 있을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하고 위반 시 처벌하도록 한 변동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에 대한 최초의 본안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헌재는 보안관찰법에서 출소 후 신고조항 및 위반 시 처벌조항은 합헌 의견 5명, 위헌 의견 4명으로 헌법 합치결정을 내렸다. 신고의무 내용에 비춰볼 때 대상자의 불편이 크다고 볼 수 없고 행정 편의를 위해 국민에게 과중한 신고의무를 부과한 것이라거나 7일의 신고기간이 지나치게 짧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