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공개' 1심 무죄→2심 벌금형
사실적시 명예훼손 유죄 인정…"공공 이익이라고 볼 수 없어"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부모의 신상을 공개해 명예훼손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시민단체 대표에게 법원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정계선)는 21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민서 양육비해결모임(양해모) 대표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강 대표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지난해 6월 A씨의 신상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만 진행된 1심에서 재판부는 강 대표에게 허위 비방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받아들여 무죄 판단을 내렸다.
강 대표에 따르면 A씨는 전처와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친자녀 2명의 양육비 지급 명령을 받았지만 2000만원을 제안한 것 외에 지급을 거절했다. 이에 강 대표는 A씨의 직업 등을 기재한 글을 사이트에 올렸고 A씨는 강 대표를 고소했다.
2심 재판에서 검찰은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을 구형하면서도, 재판부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보통신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외에 예비적 공소사실로 '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 신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정보통신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원심의 판결이 잘못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예비적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유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 신상 공개 활동이 결과적으로 양육비 미지급 사회적 관심 불러일으켰다 해도, 피고인 게시글 주된 목적은 공개적 비방을 통해 양육비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일부 극히 양육비 지급하더라도 사이트와 카페에 가입하지 않은 불특정 다수도 열람 가능했는데, 인터넷 공간에서의 신상정보 공개는 전파성이 매우 강하고 방법이나 동기, 명예의 성격과 침해의 정도 등 제반 사례를 보면 피해자 양육비의 침해 불이익이 더 크다"며 "피해자가 게시한 게시물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검사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했다.
재판 후 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벌금을 한푼도 낼 수 없다"며 "아이들을 위해 중재도 하고 양해모 활동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활동 내용에 '신상공개'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d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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