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검사' 과연 사라질까…"중앙지검 찍나 못찍나"
지방·형사부 경력 강화 '기계적 균형'…핵심지청 경력서 차이
평검사들 "방향 좋지만 예외가 늘 문제…지켜보자"
- 심언기 기자, 손인해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손인해 기자 = 핵심 보직만 전전하는 '귀족검사'와 특정지역에 장기근무하며 토착세력과 유착 비판이 제기되는 현행 검찰 인사시스템이 수술대 위에 올랐다.
지방 및 형사부 근무 경력을 승진의 필수요소로 삼고 핵심 요직 근무횟수를 제한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 마련에 일단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반면 어느 지청 및 부서를 거쳤냐에 따른 눈에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을 걷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 섞인 시선이 여전하다. 평검사들 사이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5일 수도권 연속근무 및 외부기관 파견근무 제한을 강화하고, 부장검사 보임을 위해선 일정 이상의 형사부 경력을 채운 뒤 지방청에서 보직 부장검사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검사인사규정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행 '수도권청→법무부·대검→재경청'으로 이어지는 승진 엘리트 코스가 '수도권청→법무부·대검→지방청'으로 지역근무를 반드시 거치도록 바뀐다. 법무부·대검·외부기관 파견 근무도 원칙적으로 1회만 허용된다.
이같은 법무부와 검찰 개편안은 수도권 근무지, 그 중에서도 핵심 요직에서 경력을 쌓는 소위 '귀족검사'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부장검사 진급을 위해선 검사들의 '기피 1순위' 형사부 경력을 5분의 2 이상 채우도록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전국 평검사는 평검사대로, 고검검사는 고검검사대로 의견을 각각 따로 취합한 것으로 안다"며 "법무부·대검·외부기관 파견 1회 제한과 수도권 연속근무 제한은 상당히 효과적이고 어느 정도 형평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수도권과 지방 간 기계적 근무경력을 최소한의 승진요소로 삼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도권 중에서도 어느 지청 어느 부서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른 평가차이를 극복하기는 현실적으로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규모가 큰 지방지청의 형사부나 특수부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등 핵심 요직에서 경력을 쌓는 선두주자와 소규모 부치지청(部置支廳)이나 수도권에 속하지만 한직을 전전하는 검사들 간 괴리가 상당한데 개편안은 이를 보완할 장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현직 부장검사는 "서울의 아주 센, 중앙지검이나 지방에서도 부산동부 등 선호되는 청이 분명히 있다"며 "중앙지검에 못가게 되는 경우 (차선으로) 부산동부 등에 가게 되는 사람과 못 가게되는 사람의 또 다른 격차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청 간 파견 형태로 핵심 수사에서 경력을 쌓게 해주는 관행도 개선이 쉽지 않다. 법무부와 대검 등에 중복파견은 제한되지만, 지청 간 파견근무의 길은 여전히 열려있다. 특별검사나 특정 관심 사안에 대한 수사단이 결성되면 '엘리트 검사' 파견이 가능한 구조다.
법무부 관계자는 "원칙에 저촉 안 되는 범위 내에서 수사에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는 검찰청 간 파견은 허용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여러 검사들의 우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 최소한도로 할 계획이고, 수도권 파견 등에 의해서 제한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고검검사급 중간간부를 대상으로 한 다면평가를 실효적으로 정착시키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동기와 아랫기수로부터 평판을 취합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최종 인사에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는 불투명하다. '줄서기'에서 탈락한 인사 무마용이란 불만도 예상된다.
재경지검 현직 평검사는 "비슷한 시도가 있었지만 이전에도 검찰인사위에서 발표했던 인사 원칙에 예외가 자꾸 생기면서 흐지부지된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며 "얼마나 예외 구멍을 작게 만들고 인사권자가 의지를 갖고 이번 발표된 것을 관철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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