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그사세③]"법관직도 날아갈 수 있다는 경각심 줘야"
백혜련, 윤리감사관 개방형 직위화 개정안 발의
서기호 변호사 "법관징계에 해임규정 들어가야"
- 윤지원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법관 탄핵 소추안 발의가 추진되더라도 이번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의 중심 인물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은 그 대상이 아니다. 이미 현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용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은 28일 "(탄핵 소추 대상자 입장에서는) 더 심한 사람이 문제없이 법원을 나왔다며 억울해 할 수 있다"면서도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책임자 처벌이기도 하지만 법관 탄핵은 재발 방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판사도 '잘못에 관여하면 법관직이 날아가는구나'라는 경각심이 생겨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징계절차나 탄핵 제도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일환으로 법관의 비위 사항을 조사하고 담당하는 윤리감사관실 개방 논의가 이미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리감사관을 개방형 직위화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현재 윤리감사관은 법원행정처 산하 차장 직속으로 소속돼있다. 윤리감사관은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법관과 법원 직원에 대한 징계, 진정 비위사항, 재산 등록사항 등을 감독한다.
그러나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행정처에 윤리감사관실이 있는 구조에서 독립적인 감찰 기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외부 감찰관이 있는 검찰과 법무부와 비교해도 매우 이례적인 구조다. "윤리감사관을 현직 판사가 하니 당연히 제식구 감싸기가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구조적 문제와 무관치 않다.
실제로 양승태 대법원의 윤리감사관실은 검찰로부터 건설업자와 지역 판사간 스폰서 의혹, 이른바 부산법조비리 사건을 전달받고도 비리 판사에 대한 적법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관련 의혹을 덮었다. 조사는커녕 이를 무마하기 위해 건설업자 정모씨의 항소심 재판에 개입하는 계획을 짠 것으로도 알려졌다.
윤리감사관 개방형 직위화와 별도로 법관징계법에 해임 규정이 들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법관 독립과 신분보장을 이유로 해임 규정이 징계에서 빠져 있지만, 이 역시 특혜 소지 등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서기호 변호사는 "과거에는 판사들이 정직 1년의 징계를 받으면 알아서 사직을 했기 때문에 굳이 정직 이상의 징계를 둘 필요가 없었다"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고등법원 이상 고위법관은 슈퍼 전관으로서 나가도 돈을 많이 벌지만 지방법원 이하는 예전 같지 않아 (문제 판사들이)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법부내 돈봉투 관행을 공개한 뒤 법관 재임명에서 탈락한 신평 변호사는 공정한 재판을 위해서라도 법관 징계 제도가 확실하게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변호사는 "누군가 판사에 대해 피를 토하며 진정을 넣어도 황당한 논리로 법원은 무시해버린다"며 "징계위원회는 껍데기일 뿐 유명무실화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신 변호사는 "징계위와 별도로 소위원회를 만들어 법관 징계 청구가 들어오면 즉시 심사해서 회부가 필요한 경우 회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징계 심의 개시권이 현재 대법원장 등 소수 고위법관에게만 있는 현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게 신 변호사의 주장이다.
그는 법관 징계 등이 사법 독립이란 명분으로 다른 공무원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운영된 데 대해서도 "사법의 책임은 사법 독립과 함께 공정한 재판을 지탱하는 양대 기둥"이라며 이제는 책임이 따라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징계 불복 심사도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대법원에서 법관 징계에 대한 불복은 단심 재판으로 하게 돼 있다. 그러나 대법원에 속한 징계위가 징계를 해놓고 대법원에서 다시 불복 절차를 심리하는 구조이기에 당연히 기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 변호사는 "다른 모든 공무원들의 징계 불복 재판은 대법원이 담당해도 되지만 판사에 대한 징계 불복은 최소한 헌재가 하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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