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일 "최순실, 사람을 이쑤시개처럼 이용…팽 당해"

박근혜 재판서 崔 비인간적 태도 거침없이 폭로
"정유라 영장 재청구해야, 증거 추가 폭로 예정"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각종 비위 사실을 폭로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재판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7.6.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윤수희 기자 = 정유라씨(21)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특혜'라고 주장했던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41)이 법정에서 정씨의 어머니 최순실씨(61)의 '비인간적' 태도를 거침없이 밝혔다.

노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순실은 사람을 이쑤시개처럼 이용한다"고 말하는 등 폭로를 이어갔다.

노씨와 최씨의 관계는 2014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학 동창으로 이름만 알고 지내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게 연락이 오면서 최씨를 처음 알게 됐다. 당시 한 증권사에서 투자상담사로 일하던 노씨는 고씨의 제안으로 스포츠 영재 육성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설립에 관여한다.

배드민턴 선수 생활을 했던 노씨는 재단법인 설립 취지에 동감해 다니던 증권사를 그만뒀다. 그러나 재단법인 설립이 흐지부지되면서 퇴직 한 달여 만에 무일푼 신세가 됐고, 고씨는 휴대전화 번호마저 바꾸며 그의 연락을 피했다.

노씨는 이후 1년 4개월여 동안 저녁에는 배드민턴 코치, 새벽에는 경기도의 한 농수산물센터에서 생선을 나르고 파는 일을 했다. 그러다 2015년 7월말 연락이 끊긴 고씨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

노씨는 "고영태가 독일에 설립한 스포츠매니지먼트사 대표를 제안해 왔다"며 "이후 최씨의 면접을 보고 독일로 갔다"고 밝혔다.

노씨는 같은해 8월11일 독일로 출국했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예거호프 승마장 마구간에서 생활했다"며 "최씨와 갈등 이후 최씨는 저를 두고 다른 사람들과 이사를 가며 라면 5봉지만 남겨뒀다"고 당시 겪었던 힘든 생활을 증언했다. 노씨가 마구간에서 생활할 때 딸 정씨는 승마장 내 단독주택에서 생활했다.

또 삼성전자와 용역계약을 체결할 때쯤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게 '왜 삼성이 거액을 지원하는지 묻지 않았냐'는 질문에 "최씨의 직원관리법이 있다"며 "세 사람이 있으면 오른쪽 사람에게 한 말을 왼쪽 사람이 모르게끔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노씨는 최씨에게서 두 차례 해고된 상황을 떠올리며 "팽당했다"(2014년) "내쳐졌다"(2015년)고 기억했다. 그는 "삼성과의 계약이 끝난 후인 2015년 9월 중순쯤 최씨가 급여문제 얘기하면서 나가라고 해 '내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했다"며 "사람을 이쑤시개처럼 이용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최씨와 계약하며 노씨는 월급으로 세후 350만원을 독일에서 받기를 원했다. 이러한 계약을 믿고 독일로 간 노씨는 "최씨가 독일에서 150만원을 주고 나머지 200만원은 한국에서 준다고 해 갈등이 생겼다"고 밝혔다. 노씨는 결국 회사 자금업무 문제로 꼬투리가 잡혀 최씨의 눈밖에 났다.

검찰은 이날 노씨의 증언에 대해 "2015년 9월말에서 10월초쯤 회사에서 배제되면서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생활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인간적 배신감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근거로 노씨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노씨는 이날 증언을 마친 뒤 귀가하며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이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이날 공판에 앞서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독일 생활에 대한 노씨의 증언과 정유라의 증언이 다르다"며 신빙성에 의문을 품자 "정유라 진술이 왜 거짓말인지는 앞으로 제 트위터에 증거자료를 하나씩 올리며 반박하겠다"고 밝혔다.

노씨는 이날 2015년 8월 최씨를 만난 자리에서 최씨가 직접 적은 업무 지시 메모지 원본 5장을 사진으로 찍어 검찰에 제출했다. 최씨는 이날 부상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재판부에 내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