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측 "기록 열람·복사 허용하라"…재판 전 검찰과 신경전

최순실·안종범 변호인, 법원에 준항고 신청
검찰 "해줄 만한 부분은 해줄 것…우리 업무를 하는 것"

최순실씨,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 비서관.(왼쪽부터) ⓒ News1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등 3명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록의 열람·복사를 두고 재판 전부터 검찰과 변호인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57) 측 변호인은 각각 지난 1일과 지난달 30일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준항고장을 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47)은 따로 내지 않았다.

최씨 측은 지난달 21일, 안 전 수석 측은 지난달 30일 재판 대비를 위해 검찰 측에 수사기록을 열람 및 복사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검찰 측에서 제대로 응하지 않자 법원의 판단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동북아의 이경재 변호사(67·사법연수원 4기)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기록을 보게 해 달라고 신청했는데 검찰 측이 안 해주고 있다"고 신청 취지를 밝혔다.

안 전 수석 측인 법무법인 담박의 홍기채 변호사(47·28기) 등 4명을 검찰 단계에서 선임했는데 재판을 위해 최근 부장판사 출신의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법원에 선임계를 냈는데 홍기채 변호사 측 역시 이날 준항고를 신청했다.

최씨 등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제1항을 근거로 준항고 신청을 냈다. 법률상으로는 열람·등사 허용 신청이지만 실무상 준항고로 분류돼 법원에는 준항고장으로 접수됐다.

현행법상 피고인이나 변호인은 검사가 서류 등의 열람·등사 등을 거부하거나 범위를 제한할 경우 이를 허용해 달라고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최순실씨. ⓒ News1

법원은 이를 허용할 경우 생길 폐해와 피고인의 방어, 재판의 신속한 진행을 위한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검사에게 허가를 명령할 수 있는데 시기나 방법 등의 조건·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최씨 등의 준항고는 검찰이 명확히 거부나 제한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을 압박하면서 빠른 기록 확보를 위한 전략적 카드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기록 열람·복사에 대해 불만이 있으면 재판을 시작하고 나서 법정에서 변호인이 의견을 밝히는 게 일반적"이라며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전략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통 형사재판에서는 변호인 측이 첫 재판 전까지 검찰로부터 수사기록을 받지 못하거나 원하는 만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법정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표명을 미루면서 검찰 측에 협조를 요청하곤 한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기록 열람·복사를 안 해준다는 것은 아니며 변호인 측 신청 취지에 따라 제한 여부 등을 살핀 뒤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현행법상 검사는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사유가 있을 때 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하거나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인 측 신청 중에 해줄 만한 부분은 검찰에서 해줄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해주지 않을 것"이라며 "검찰은 검찰의 업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hspeop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