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숙식' 시리아인 26명 입국조치…"인권침해 우려"

내전 중 강제징집 피해 입국…난민심사 소송서 승소
법무부 "1심 판단 존중…인권침해 우려도 고려했다"

인천공항 내 난민 송환대기실 실태를 보도한 CNN. 이곳에는 입국을 거부당한 시리아 난민 28명이 열악한 생활 속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내전 중인 시리아로 송환되는 것을 거부하며 인천공항에서 수개월 동안 지내왔던 시리아인들이 입국조치됐다.

법무부는 4일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에 머물고 있는 시리아인 28명 중 26명을 입국조치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환승구역에서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2명은 입국조치를 보류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리아 남성 28명은 시리아 정부의 강제징집을 피하기 위해 터키, 러시아, 중국 등을 거쳐 입국했다.

이들은 난민심사를 요청했지만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비교적 안전한 국가에서 왔다"며 거부했다. 이에 이들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상대로 "난민인정 심사 불회부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1심에서 승소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조치는 1심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의 환경문제로 인한 인권침해 우려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하고,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26명이 머무르는 장소를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등 체류관리를 할 방침이다.

이들이 6개월여간 머물렀던 송환대기실은 최대 50명이 머물 수 있는데 실제로는 시리아인 28명을 포함, 100여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권침해 논란이 일었다. 또 아침과 점심, 저녁 식사를 모두 햄버거와 콜라만 제공돼 이슬람신자로 할랄음식만 먹을 수 있는 시리아인들은 빵만 먹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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