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강영원 前사장 무죄 부당"…2심서 유죄 입증 의지
11일 항소심 첫 공판서 1시간 PT…1심 판결 부당성 지적
- 성도현 기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하베스트를 무리하게 인수해 수천억원의 국고 손실을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55)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 강한 유죄 입증 의지를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11일 열린 강 전 사장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한 시간 가량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며 1심 판결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검찰은 1심에서 강 전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되자 이례적으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항소의 뜻을 밝힌 바 있는데 검찰이 어떻게 유죄 입증에 나설지가 주목된다.
이날 검찰은 "강 전 사장은 하베스트 인수의 필요성과 적정성에 대한 검토 없이 계약 체결에만 급급해 하베스트 요구대로 계약을 했다"며 "메릴린치의 자산 실사를 믿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대로 믿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전 사장은 회사에 이익이 된다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4일 만에 4조원을 투입해 사업을 했다"며 "손해를 예견할 수 있으면서 애써 외면했다면 배임의 고의와 동기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은 지식경제부의 유권 해석을 받은 적도 없고 내부 논의도 하지 않았다"며 "사업 목적에 맞는지 아무런 검토가 없었고 오로지 독단적인 판단으로 계약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2심에서 석유공사 이사회 이사 등을 증인으로 불러 당시 분위기와 제공받은 자료 등에 대해 살필 계획이다. 또 메릴린치 전산 담당자와 정유회사 직원, 인수합병(M&A) 전문가 등도 증인신청할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강 전 사장 측 변호인은 "1심에서 20명이 넘는 증인이 법정에 나왔고 오랜 시간 증거 서류에 대한 조사가 있었다"며 "1심 재판부는 증거를 요구했는데 검찰은 주장만 하고 증거를 대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하베스트는 매도인, 석유공사는 매수인, 메릴린치는 석유공사의 자문사였는데 검찰은 오로지 석유공사만 조사했다"며 "검찰이 3개사 관계자 전부를 조사하지 않고 추측으로 일관한 게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강 전 사장은 2009년 10월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인 '노스애틀랜틱리파이닝'(NARL·날)을 시장 가격보다 높게 인수하도록 지시해 석유공사에 55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지난해 7월 구속기소됐다.
1심은 "석유공사가 아닌 강 전 사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적절치 않다"며 "판단 과정에서 과오가 있었다고 볼 수 있지만 형법상 배임에 해당할 만큼은 아니다"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강 전 사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4월2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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