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무연고 시신 해부용으로 제공은 위헌"

"생전에 시체제공 반대의사 표현할 수 있는 장치 없어"

. 2015.11.12/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무연고 시신을 생전 의사와 무관하게 해부용 시체로 제공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6일 손모(53)씨가 무연고 시신을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시체해부 및 보존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결정했다.

시체해부 및 보존법 제12조 제1항은 인수자가 없는 시체가 발생하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체없이 시체의 부패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의과대학장에게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의과대학장이 교육용으로 시체 제공을 요청할 경우 시체를 의과대학에 제공하도록 정하고 있다.

헌재는 이러한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자신의 시체 처리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며 위헌으로 판단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수단 또한 적합하지만 "생전에 본인의 시체가 해부용으로 제공되는 것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시적으로 할 수 있는 절차도 없이 생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본인의 시체가 해부용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며 침해 최소성 원칙을 위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부용 시체의 공급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국민 보건을 향상시키는 등의 공익이 중요하다고 해도 사후 자신의 시체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해부용으로 제공됨으로써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사익이 그보다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며 법익균형성 원칙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루푸스'라는 질병을 앓고 있는 손씨는 자신과 같이 미혼에 일가친척도 없는 사람이 사망했을 경우 시체가 해부용으로 제공된다는 사실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뒤 헌법소원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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