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평등원칙 위반 등 위헌 소지 있다" 한목소리

20일 토론회…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주장 엇갈려

강신업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왼쪽)와 채명성 법제이사가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하고 있다. 2015.3.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지난 3월 통과됐다가 이틀만에 헌법재판소 심판대에 오른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학계·법조계 인사들이 "위헌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홍완식(53)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와 법조언론인클럽 공동주최로 열린 '김영란법,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에서 김영란법의 위헌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홍 교수는 "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은 원래 '공직자 등'이 아닌 '공직자'로서 공공분야에 한정돼 있었지만 (수정안을 통해) 사립학교와 언론사가 추가됐다"며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의 공공성이 공직자의 공공성과 다르지 않다는 점이 갑작스러운 적용범위 확대의 명분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언론영역의 공공성 때문에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을 김영란법 적용대상에 포함시킨다면 공공적 성격이 강한 방위산업·시민단체·금융 등 민간영역 종사자들도 적용대상에 포함시켰어야 했다"며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부정한 청탁'이라는 김영란법의 문구가 너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을 침해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인간 언어의 추상성에서 나오는 한계"라고 반박했다. 또 배우자를 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연좌제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공직자 배우자를 통하여 금품 등의 수수를 금지하는 규정을 '친족의 행위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서용교(47·부산남구을) 새누리당 국회의원 역시 김영란법 규정이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을 적용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평등원칙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공직자가 겪게 되는 개인적 이익의 제한은 부패방지·청렴확보라는 공익과 비교해 볼 때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직무와 관련 없는 금품수수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일 단국대 행정학과 교수 역시 김영란법의 입법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화훼류 5만원 이상, 음식물·선물 5만원 이상, 과일·한우세트 10만원 이상을 금품수수 대상으로 하겠다는 규정은 국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기준"이라고 비판했다.

채명성(37) 대한변협 법제이사는 "당장 시행할 급박한 필요도 없는데 정치 논리에 휘말려 성급히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입법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즉 "여론만을 따라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채 법안을 제정하는 것은 올바른 국회의원의 자세로 보기 어렵다"며 "의회주의·대의제 민주주의에대한 본질적 침해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배, 언론의 자유 침해, 명확성의 원칙 위반 등 그간 제기돼 왔던 위헌 주장 역시 조목조목 정리해 지적하면서 "헌재가 엄정한 심리를 통해 위헌 여부를 합리적으로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헌재는 12월10일 '김영란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공개변론을 개최한다. 앞서 대한변협은 법 통과 이틀만에 김영란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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