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캣 비리' 김양 전 보훈처장 "정당한 자문이었다"

합수단, '와일드캣' 제작사에서 고문료 받고 기종 채택에 개입한 혐의로 영장 청구
김 전처장, 아구스타에서 2년 동안 고문으로 활동하며 총 14억1400여만원 받아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 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 News1

(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해군 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에 연루된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이 26일 자신에 대한 비리 의혹에 대해 "문제가 없는 정당한 자문이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처장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김 변호사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김 전처장은 AW-159(와일드캣) 제작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고문료 명목으로 14억여원을 받고 이 회사의 기종이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 기종으로 최종 채택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4일 김 전처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합수단은 앞서 김 전처장을 23일 소환해 아구스타웨스트랜드로부터 받은 돈의 성격과 고문료를 받은 뒤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했다.

합수단은 김 전처장이 2011년 10월~2013년 10월까지 고문으로 근무하면서 아구스타웨스트랜드 측에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과 군 동향 정보가 담긴 이메일을 보낸 자료를 증거로 확보했다.

또 김 전처장이 비슷한 시기 행사에 참석해 군 고위관계자들과 함께 한 사진자료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전처장 측은 자문활동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마치고 나온 김 전처장의 변호인은 취재진의 질문에 "김 전처장의 자문 활동은 정당했다"며 "해상작전헬기와 관련된 자문 때문에 취업이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리적 다툼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전처장의 변호사는 "원래 아구스타웨스트랜드가 자문이나 컨설팅이 필요해서 공개채용을 통해 김 전처장을 고문으로 임명했다"며 "김 전처장은 해상작전헬기 뿐만 아니라 다른 자문활동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김 전처장이 아구스타웨스트랜드에 보낸 이메일이 328개인데 그중 해상작전헬기 관련 자문은 20%도 안된다"며 "다른 일을 수행하다 추가적으로 해상작전헬기 관련 자문을 한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직원으로서 자기 사무에 해당돼 법리적으로 배임수재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전처장 측은 김 전처장이 2년 동안 고문으로 활동하며 총 14억1400여만원을 받았으며 이중 성공보수가 50만유로(한화 6억2300만원)였고 나머지는 월급으로 받았다고 보수내역을 공개했다. 반면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과 관련 군 관계자에 대한 로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폭침을 계기로 추진된 해상작전헬기 도입사업은 북한 잠수함 등에 대비해 기존 대잠 헬기인 링스(Lynx)를 대체한 최신 해상작전헬기 20대를 우리 군에 배치하기 위해 2011년 8월 추진됐다.

총 사업비 1조3036억원 규모로 진행된 이 사업에는 1차 해상작전헬기 8대를 도입하는 데 5890억원, 2차 사업(12대)에 7146억원 등이 투입됐다.

해상작전헬기 8대를 도입하는 1차 사업에서 이탈리아·영국 합작사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와일드캣과 미국 A사의 MH-60R(시호크)이 경합한 결과 방위사업청은 시험평가서를 바탕으로 와일드캣을 사업 기종으로 최종 선정했다.

하지만 합수단 조사결과 해상작전헬기 사업 관련 시험평가 당시 실물이 없는 채로 평가가 이뤄지고 시험평가결과서가 허위로 작성되는 등 기종 선택에 비리가 드러났다.

이에 앞서 합수단은 해상작전헬기 사업 관련 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하는 데 관여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박모(57) 해군 소장과 김모(59·예비역 해군소장) 전 해군 전력분석시험평가단장 등 7명을 재판에 넘겼다.

김 전처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로 이명박 정부 때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그는 군 제대 후 방산업체에 10여년 이상 근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