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무단 조회한 건보공단 직원 해고는 부당"

법원 "고용관계 계속할 수 없을 정도 아냐…가혹한 처분"

서울 마포구 염리동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업무와 관련없이 개인정보를 무단 조회·열람했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을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반정우)는 전 건보공단 직원 문모씨가 자신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987년 강원도의 한 의료보험조합에서 일을 시작한 문씨는 2000년 1월부터 조합의 모든 권리·의무를 이어받게 된 공단의 직원으로 근무해 왔다.

문씨는 지난 2013년 4월 공단의 '통합전화번호관리' 프로그램에 업무와 관련 없이 이모씨의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이씨 부부의 전화번호 등을 조회했다.

또 2011년 1월부터 2013년 7월까지 '민원가입자관리', '요양급여내역' 등의 프로그램에 업무와 관련 없이 송모씨의 정보를 입력해 송씨의 자격 내역과 요양급여 내역 등의 개인정보를 113회에 걸쳐 조회했다.

이를 알게된 공단은 2013년 11월 문씨가 업무 목적 외로 개인 정보를 무단 열람해 인사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을 내렸다.

공단은 인사규정 제38조 제12항, 개인정보보호규칙 제28조 등에 따라 직원이 개인정보를 업무 목적 이외에 무단 조회하거나 불법으로 열람·유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문씨는 자신이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8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공공기관인 공단은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의무가 있다"며 "공단이 보관하는 개인정보를 총 114회에 걸쳐 업무와 관련 없이 조회·열람한 것은 법에 크게 어긋난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문씨의 행위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고 인정하긴 어렵다"며 "공단이 주어진 징계재량권을 벗어나 문씨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해임 처분을 했다"고 문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2011년 동료 직원 4명의 개인정보를 열람한 직원에게 내려진 1개월 정직 등을 근거로 단순 개인 정보 무단 열람에 대해 공단이 대부분 정직이나 감봉 처분한 점도 헤아렸다.

아울러 "문씨가 열람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거나 다른 목적으로 악용하지 않았다"며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유출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dhspeopl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