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재력가 살인청부' 김형식 시의원 '사형' 구형(종합)

"연민조차 느낄 수 없는 사람…법의 엄중함 보여줘야 한다"
6일 동안 6번째 국민참여재판 진행…오늘 밤 늦게 선고날 듯

60대 재력가 청부살해 사건과 관련해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된 김형식(44) 서울시의회 의원이 지난 7월 3일 오후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News1

(서울=뉴스1) 류보람 김수완 기자 = 수천억원대 60대 재력가를 살인교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형식(44) 서울시의원에 대해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박정수) 심리로 27일 진행된 6번째 국민참여재판 기일에서 검찰 측은 "묵비권 뒤에 숨어 변호인 조력 하에 변명에 급급할 뿐 어떤 반성의 빛도 찾아볼 수 없다"며 "김 의원에게 어떤 연민도 느낄 수 없다, 김 의원에게 법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히며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 측은 이날 50여분에 이르는 프레젠테이션(PT)를 통해 범행 당시의 정황을 하나하나 재구성하며 김 의원이 살해를 교사했음을 증명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 송모씨의 시신 사진, 김 의원과 팽씨가 주고받은 문자·카카오톡 메시지를 재차 배심원들 앞에 제시했다.

또 송씨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은 때로부터 로비의 목적이었던 '빌딩 용도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과정, 팽씨가 송씨를 살해한 직후까지의 모든 경과를 도표로 제시하며 김 의원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주력했다.

검찰은 이같은 자료들을 모두 PT로 제시하면서 "팽씨의 (온건한) 성향을 보더라도 살인과 같은 큰일을 혼자 벌이고 친한 친구를 끌어들여 누명을 씌울 만한 위인이 못 된다"며 "팽씨는 송씨를 살해할 독자적인 이유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범행을 했고 범행 후 두려움에 떠는 팽씨에게 '벌레 한 마리 죽였다고 생각하라'고까지 얘기했다고 한다"며 "소름끼치게 무서운 사람"이라고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또 "시의원이라는 고상한 탈을 쓰고 청렴과 개혁을 표방하면서 뒤로는 로비자금을 받아 썼다"며 "문제가 되자 자기 손에는 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친구를 이용해 죽여버리는 완전범죄까지 계획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친구를 보호하며 단독범으로 남고자 했던, (김 의원의 권유에 따라) 실제 자살까지 시도했던 팽씨도 김 의원의 이중성과 잔인함 앞에는 고개를 돌리고 진실을 말하게 됐다"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지만 김 의원에게는 어떤 연민도 느낄 수 없다, 정의가 구현될 수 있도록 사형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은 검찰의 최종진술이 이어지는 내내 입을 꾹 다문 채 무거운 얼굴을 지우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이 "팽씨에게 살인 동기가 없다"고 주장할 때는 잠깐 고개를 가로젓기도 하고 김 의원과 팽씨 사이에 오간 문자 메시지 등이 증거로 제시될 때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기도 했다.

김 의원에 대한 선고는 이날 밤 늦게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010~2011년 재력가 송씨로부터 빌딩 용도변경 대가로 5억여원의 금품과 접대를 받았지만 도시계획 변경안 추진이 무산되자 10년지기 친구인 팽씨를 시켜 송씨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7월22일 구속기소됐다.

그러자 김 의원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같은 달 29일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다는 내용의 서류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국민참여재판은 집중심리를 거친 뒤 법적 구속력이 없는 배심원의 유·무죄 평결을 참고해 재판부가 당일 내지는 다음 날 선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김 의원의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의 충분성 여부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팽팽한 점, 신청된 증인이 많은 점을 고려해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긴 기간인 '6일'간 집중심리를 거쳐 선고하기로 했다.

김 의원과 함께 기소됐던 팽씨는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해 일반재판을 받게 되며 다음 재판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팽씨는 김 의원의 사주로 지난 3월3일 새벽 송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bilityk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