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선고' 보수-진보 대립…맞불 집회
"엄벌 선고·종북척결" vs "무죄 석방·朴 독재 심판"
오늘 오후 이 의원 선고 때까지 집회열기 계속
- 맹하경 기자
(수원=뉴스1) 맹하경 기자 = 내란음모·내란선동 등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의 1심 선고 공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보수와 진보 진영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17일 오후 2시 이 의원의 선고공판이 시작되자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앞에는 보수연합단체와 진보진영이 마주섰다.
사거리를 가운데 두고 서로 반대편에 자리잡은 두 진영은 본격적인 집회를 펼치며 각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쪽 편에는 어버이연합, 한국대학생포럼2.0, 중앙청년회, 북한인민해방전선 등 보수단체 250여명(경찰추산)이 태극기와 푯말을 들고 "이석기 사형 강력 촉구", "대한민국 공공의 적 종북세력 색출" 등을 외쳤다.
집회를 이끈 박찬성 반핵반김 국민협의회 위원장은 "이석기를 비롯한 통합진보당은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연합체"라며 "북한의 지령을 선동하고 추종하는 종북 내란세력을 철저히 색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온 국민이 반역자 이석기를 처단하길 원한다"며 "반드시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북자 출신으로 북한에서 장교를 지냈던 이들로 구성된 북한인민해방전선의 최정훈 사령관은 "30년이 넘는 시간을 북에서 보낸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건너편 진보진영에서는 정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형권 통진당 최고위원을 비롯해 김재연 의원, 김선동 의원, 안동섭 사무총장,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 등 200여명(경찰 추산)은 통진당을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을 들고 연좌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박근혜 독재 심판하자", "이석기 의원 무죄 석방하라", "내란음모 조작이다" 등 구호를 외쳤다.
최 최고위원은 "우리가 바라는 정치의 봄날씨가 다가오고 있다"며 "석방 판결이 나지 않는다면 이는 정상 사회가 아닌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법은 누구나 상식적으로 유죄, 무죄 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석기 의원을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윤민호 통진당 광주시당위원장은 "막장 논란이 일던 드라마 '왕가네 가족들'보다 더 한 막장이 바로 '박가네'"라면서 "박근혜의 연출 아래 모든 것들이 조작되고 있다"고 규탄했다.
서로 마주보고 집회를 진행하던 이들 간에는 상대 진영을 의식하는 발언이 등장하기도 했다.
최 최고위원은 보수연합단체를 가리키며 "저렇게 고함만 지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한다"며 "이석기 의원의 무죄 석방을 저들도 인식하기 때문에 저렇게 발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수진영에서도 건너편을 향해 "빨갱이", "사형시켜야 한다" 등이라고 고함을 지르며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12대 중대 1200여명이 투입된 경찰병력이 철저하게 각 집회장소를 에워싸 물리적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키면서 이 의원의 1심 선고 공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다.
hkmae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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