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서 필로폰 팔려다…재미교포 마약사범 적발(종합)

몸에 숨겨 들어오다가 공항서 덜미 잡히기도
필로폰 1534g…시가 50억·5만여명 동시투약분

윤재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부장검사가 7일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국제마약조직과 연계한 재미교포 출신 마약 밀수와 판매 사범 적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국제마약조직과 연계해 대량의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윤재필)는 외국 마약조직과 연계해 대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들여온 뒤 판매하려한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장모(44)씨와 박모(43)씨를 구속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가지고 있던 필로폰 1534g을 모두 압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서울 서대문구의 한 교회에 밀수한 필로폰 1491g을 밀수해 보관하며 이중 일부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 결과 장씨는 미국 교도소 수감생활 때 알게 된 중국인 간부급 마약조직원을 만나 구체적인 거래조건만 논의한 뒤 빈손으로 귀국했다.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장씨는 대출을 받아 선금 일부를 먼저 지급한 뒤 밀수한 필로폰을 팔아 잔금을 보내려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광저우에서 만들어진 마약은 선전과 홍콩을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

검찰 관계자는 "홍콩에서 출발하는 화물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화물에 비해 검색절차가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위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장씨는 국내로 들어온 마약을 받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중전화나 '대포폰'만을 이용해 중국 국적의 마약 밀수사범들과 연락을 주고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는 확보한 필로폰을 서울 서대문구의 한 교회에 보관했다. 이 교회는 국내에 연고가 없는 재미교포들이 임시거처로 쓰는 '쉼터'와 같은 공간이다.

장씨는 이 곳을 청소하겠다고 자처한 뒤 교회 내부 사무실을 '마약보관소'로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소형지퍼백, 선물상자 등에 마약을 넣고 사무실 안에 있는 책장 등에 숨겨뒀다.

이씨는 교회에서 마약을 거래하려다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검찰 관계자는 "교회 사무실에는 마약 투약을 위한 기구도 준비돼 있었다"고 말했다.

장씨가 국내로 들여온 필로폰은 시가 50억원 상당으로 5만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라고 검찰은 밝혔다.

또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0월 필리핀에서 필로폰 43.3g을 사들였다. 이는 시가 1400만원 상당으로 144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박씨는 이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공항검색에 적발되지 않기 위해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했다. 필로폰을 비닐랩으로 포장해 항문에 감춘 것이다.

검찰은 박씨가 대량의 마약을 가지고 귀국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공항에서 그를 붙잡았다.

장씨와 박씨는 미국 이민 1.5세로 유년시절 미국으로 건너갔다. 이들은 미국에서 마약·총기 관련범죄를 저질러 각각 수년간을 복역한 뒤 한국으로 추방됐다. 영주권은 가지고 있지만 미국 시민권이 없어서다.

이들은 미국 교도소에서 복역할 때 알았던 외국 범죄자들이 각자 고국으로 추방돼 마약 조직원으로 활동하자 이들과 연계해 마약 유통망을 형성해 필로폰을 밀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국내로 추방된 직후인 2010년 8월에도 필로폰, 엑스터시 등을 밀수했다가 2년6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미국에서 범죄로 추방된 재미교포 출신들이 국내 생활기반이 없어 범죄유혹에 쉽게 노출된다"며 "외국 범죄자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관리·감독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notepad@news1.kr